태영건설, 재감사서 '적정' 의견…주식거래 재개 발판 마련
태영건설이 상장폐지 위기에 빠진지 9개월 만에 주식거래 재개의 발판을 마련했다. 작년도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의 ‘적정’ 의견을 받았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은 재감사를 통해 2023년 감사보고서에 대한 적정 의견을 받았다고 27일 공시했다. 자본잠식 해소를 입증하는 감사보고서도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한국거래소는 조만간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를 열어 태영건설의 주식거래 적격 여부를 올해 안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재개되면 투자자는 물론 수주·영업활동에서 시장의 신뢰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태영건설의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반기 말 기준 자산총계는 2조7556억원으로 나타났다. 감사 전 3조3841억원에서 6285억원 감소했다. 부채총계(3조185억원→2조3508억원)는 6677억원 줄었고, 자본총계(3656억원→4048억원)는 392억원 증가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기존의 자산손상에 해당되는 충당부채를 실제 자산계정의 손상으로 대체하면서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감소했다”며 “60개 현장에서 충당부채가 작년말과 비교해 줄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전날 최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인 서울 마곡지구 원그로브(CP4)를 성공적으로 준공하고, 일부 브릿지론 단계 부실 사업장은 청산하는 등 PF 사업장 정리에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말 태영건설은 연결 기준 마이너스 5617억원의 자본총계를 기록하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2023 사업연도 재무제표 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았다. 워크아웃이 진행되며 PF 사업장의 자산 손상과 추가 손실 충당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였다.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돼 주식거래도 정지됐다.

태영건설은 이의신청과 함께 상장폐지 사유 해소 방안을 포함한 개선계획서를 제출해 내년 4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기업개선계획에 따라 출자전환과 영구채 발행에 나섰고 올해 상반기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다.

또한 2023년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를 진행해 이번에 ‘적정’ 의견을 받은 것이다. 기업 상황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재무건전성 회복을 확인해 정상 기업으로의 복귀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번 적정 의견 감사보고서 제출로 계속 기업으로서의 존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됐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주식 거래재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의 경영 정상화 작업은 순항 중이다. TY홀딩스는 최근 알짜 계열사인 에코비트의 매각을 성사시켰다. 태영건설은 여의도 사옥과 루나엑스 골프장 등 주요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명역세권 프라임오피스, 테이크 호텔 등 보유자산 매각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당초 채권단과 약정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기업개선계획을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어 워크아웃 조기졸업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