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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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가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테마주로 떠오른 서버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아다니그룹 주가 폭락 사태를 이끈 월가의 공매도 전문 투자사 힌덴버그리서치의 표적이 된 뒤 결국 규제 당국의 조사까지 받게 되며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WSJ "美 법무부, 슈퍼마이크로 조사 초기단계"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법무부가 최근 슈퍼마이크로의 회계 부정 의혹과 관련한 정보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관련자와 접촉했다고 전했다. 조사는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 슈퍼마이크로 글로벌서비스팀에서 리더십·지침 제공 부문 총괄 관리자로 있었던 전직 직원 밥 루옹이 슈퍼마이크로와 함께 찰스 리앙 최고경영자(CEO)를 회계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해당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는 슈퍼마이크로가 완료되지 않은 판매를 매출에 포함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2020회계연도부터 2022회계연도까지의 매출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어떤 경우에는 판매용으로는 부적합한, 완성되지 않은 장비를 고객들에게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슈퍼마이크로가 회계 위반 문제에 연루됐던 고위 임원을 해고 후 다시 고용했다고도 주장했다. 루옹의 변호사인 타냐 고머맨은 "루옹은 중대한 회계 부정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신고하기 위해 나섰다"며 "슈퍼마이크로는 이러한 문제를 조사하거나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대신 그를 해고하고 문제를 덮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지난달 28일에는 힌덴버그리서치가 슈퍼마이크로의 회계 가능성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슈퍼마이크로에 대한 3개월간 조사를 거친 힌덴버그는 슈퍼마이크로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하며 "과거 회계 부정에 연루된 임원의 재고용, 의심스러운 특수관계인 거래 등을 발견했다"고 했다. 보고서는 루옹이 제기한 매출 조작 혐의와 함께 슈퍼마이크로와 찰스 리앙 최고경영자(CEO)의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 간의 부적절한 거래에 초점을 맞췄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러시아로 배송한 사례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힌덴버그는 "2020년 이후에도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다"며 "슈퍼마이크로를 연쇄 상습범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슈퍼마이크로는 2020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회계 위반사항이 적발돼 1750만달러의 과징금을 낸 바 있다. 힌덴버그 보고서 발표 다음 날 슈퍼마이크로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해야 하는 2024회계연도 연례 보고서 제출을 지연한다고 밝히면서 의혹은 일파만파 커졌다.

슈퍼마이크로는 "경영진이 재무 보고에 대한 내부통제 설계 및 운영 효과에 대한 평가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매도 보고서에 대해서는 “우리 회사에 대한 허위 또는 부정확한 진술이 포함되어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이에 대해 다룰 것”이라고 반박했다.

1년간 14배 상승한 'AI 수혜주'원점 돌아가나

올해 슈퍼마이크로 주가 추이
올해 슈퍼마이크로 주가 추이
슈퍼마이크로는 엔비디아가 설계한 칩을 장착한 데이터센터용 서버를 공급하는 업체로,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혀왔다. 2018년 말 13.80달러였던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매년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3년 초부터 지난 3월까지 14배 넘게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회계 부정 의혹과 실적 악화로 주가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현재 주가는 지난 3월 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법무부의 조사 소식이 알려진 이날도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12.17% 급락한 40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