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주인공은 중소형주, 영원무역 등 승계기업 관심"
“장기적 관점에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중소형주가 될 겁니다.”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중소가치팀 팀장(사진)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주환원율 30%를 기록하고 있는 대기업보다 10% 수준인 중소기업의 주주환원율 상승 여력이 더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세대교체 시기가 다가온 기업이 많다는 점도 호재다. 지배주주가 증여 자금을 합법적으로 마련하기 위해선 배당 성향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게 되는 셈이다. 김 팀장은 “대기업 중 과반이 지주회사를 만들고 승계를 마쳤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승계 작업을 끝내지 못한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승계가 마무리되면 지배주주 2세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만큼 이후에도 자사주 매입·소각 작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중·소형주 중에서도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수익성이 양호한 동시에 주주환원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 우량주’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의류계의 TSMC’로 불리는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인 영원무역홀딩스를 대표 사례로 꼽았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0%로 올랐다. 대만 의류 OEM 기업 에클랏과 마카롯, 한세실업 등 글로벌 의류 OEM 4대 강자 중 가장 높은 이익을 남겼다. 순현금 자산도 1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경쟁 기업인 에클랏과 마카롯에 비해 저평가됐다. 김 팀장은 “에클랏과 마카롯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30배인데, 영원무역홀딩스는 3~4배에 그친다”며 “주주환원 적극성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주주환원율은 10%를 밑돈다. 그는 “영원무역홀딩스도 2세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주주환원이 본격화하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