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에 이어 오이값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최근 ‘금배추’란 말이 나올 정도로 가격이 치솟자 대체재로 오이를 찾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이다. 게다가 지난주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농가가 속출하면서 전국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오이 가격은 1주일 새 3배로 뛰었다.
金배추 이어 金오이…일주일 새 3배 급등
27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오이 도매가는 ㎏당 4227원으로 1주일 만에 199.14% 올랐다. 도매가가 상승하면서 소매가도 점차 오르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전국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오이 가격은 평균 10개당 1만4994원이었다. 한 달 전보다 7.11%, 평년보다 30.76% 비싸다.

오이값 급등은 주산지인 충청도에서 발생한 침수 피해가 촉발했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원래대로라면 강원도에서 충청도로 주산지가 옮겨가야 할 시기인데, 지난주 충청도 쪽 농가들이 폭우로 피해를 봤다”며 “10월 중순까지는 수요 대비 공급량이 부족해 높은 가격대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배추값이 급등하자 대체재인 오이, 무 등에 수요가 몰린 것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여름철 폭염으로 강원도 고랭지 배추 품질이 떨어지면서 최근 배추 도소매가가 급등하고 있다. aT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전국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배추 한 포기(상품 기준)는 9680원이다. 한 달 전보다 35.71% 비싸졌다. 물량이 달리자 일부 마트에선 한 사람당 배추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포장김치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다음달 중하순에야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추의 생육기간이 약 3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은 공급량이 늘어나기 어렵고, 10월 중하순은 돼야 물량이 풀릴 것”이라고 했다.

계속된 폭염과 폭우로 가격이 급등한 건 호박, 상추도 마찬가지다. 도매가가 각각 전주 대비 77.77%, 35.97% 올랐다. 여름철 폭염으로 기존 산지의 생산량은 줄었는데, 충청·전북 등 신규 산지에서 폭우 피해로 생장이 더뎌지고 있다. 특히 상추는 다음달 중순 이후에나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