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인공지능(AI) 테마주로 떠오른 서버 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법무부가 최근 슈퍼마이크로의 회계 부정 의혹과 관련한 정보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관련자와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조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슈퍼마이크로 전직 직원이 회사와 찰스 리앙 최고경영자(CEO)를 회계 부정 혐의로 고발하면서 해당 문제가 불거졌다. 그는 슈퍼마이크로가 완료되지 않은 판매를 매출에 포함하는 등의 방식으로 2020~2022회계연도 매출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어떤 경우에는 완성하지 않은 장비를 고객에게 보냈고, 회계 위반 문제에 연루된 고위 임원을 해고한 후 다시 고용했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월가의 공매도 전문 투자사 힌덴버그리서치가 슈퍼마이크로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하며 “과거 회계 부정에 연루된 임원의 재고용, 의심스러운 특수관계인 거래 등을 발견했다”고 했다.

보고서는 슈퍼마이크로와 리앙 CEO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 간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미국 제재에도 제품을 러시아로 배송한 사례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힌덴버그 보고서가 발표된 다음 날 슈퍼마이크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내야 하는 2024회계연도 연례 보고서 제출을 미루면서 의혹은 일파만파 커졌다.

슈퍼마이크로는 엔비디아가 설계한 칩을 장착한 데이터센터용 서버를 공급하는 업체로, AI 열풍 수혜주 중 하나로 꼽혀왔다. 지난해 초부터 올해 3월까지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14배 넘게 올랐다. 그러나 잇따른 회계 부정 의혹에 현재 주가는 3월 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법무부의 조사 개시 소식이 알려진 이날도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전날보다 12.17% 급락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