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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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에서 대표적인 서민 음식 계란이 ‘금란’이 됐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계란 생산이 부진해진 탓이다. 또 경기 침체 장기화로 비교적 값이 저렴한 계란 소비량이 늘면서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세계 계란 평균 가격은 2019년 대비 60% 급등했다. 특히 미국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미국에서 유통되는 계란(12개 기준)의 소비자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28.1% 오른 상황이다.

노동부 노동통계국 측은 “1980년부터 계란 가격 추이를 조사해왔는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한판 가격이 3달러(약 3900원)를 돌파한 경우를 제외하면 계란 가격이 이렇게 뛴 적은 처음”이라고 부연했다.

역대급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서 식료품 전반의 물가도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으나 계란값만 이례적으로 치솟고 있다고 외신 매체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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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값이 뛴 주요 원인으로는 조류인플루엔자가 꼽혔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3300만마리의 상업용 닭이 살처분됐다. 그에 앞서 2022년에는 또 다른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4000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미국 양계농가들의 달걀 출하량은 1년 전과 비교해 2.6% 감소했다.

FT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단백질원으로 고기 대신 계란을 더 많이 찾게 된 것도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셈블리에 따르면 현재 미국 소비자들이 사 먹는 계란의 가격은 2019년과 비교해 83%나 급등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미국 대형 창고형 매장 코스트코에서는 일찌감치 계란이 완판돼 품귀현상을 빚는 일이 부쩍 늘었다. 오믈렛과 샌드위치 등 계란이 들어간 메뉴를 파는 다양한 식당에서의 메뉴 가격도 오르고 있다.

유럽과 인도, 호주 등 국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 국가에서 계란 가격은 2019년 대비 50~90% 넘게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료 가격이 급등한 것도 계란 가격 상승을 유발했다고 FT는 짚었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에도 타격이 갔다. 맥도날드는 계란 부족 현상으로 인해 일부 호주 매장에서 아침 메뉴 운영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