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사 2명 구출작전…머스크 우주선 '출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 '드래건'이 기체 결함으로 유인 시험비행 임무 완수에 실패한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스타라이너'를 대신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비행사 2명을 데려오는 임무에 나섰다.

28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중계 영상에 따르면, 건을 탑재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이날 오후 1시 17분(미 동부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 기지에서 발사됐다.

이후 드래건은 로켓 추진체에서 순조롭게 분리됐으며, 자체 기동을 시작해 ISS로 향하는 궤도에 진입했다.

'크루-9'로 명명된 이번 비행 임무에는 NASA 소속 우주비행사 닉 헤이그와 러시아 연방 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소속 우주비행사 알렉산드르 고르부노프가 탑승했다.

이번 비행은 NASA가 민간 유인 수송 프로그램(Commercial Crew Program)이라는 이름으로 스페이스X와 계약을 맺고 함께하는 9번째 ISS 우주비행사 순환 임무다.

그동안의 임무에서는 우주캡슐의 전체 좌석 4석을 모두 채워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해 왔으나, 이번에는 보잉 스타라이너를 타고 ISS에 갔다가 장기 체류 중인 NASA 우주비행사 수니 윌리엄스와 부치 윌모어를 태우고 돌아오기 위해 2석을 비우고 2명만 탑승하게 됐다.

이번 임무에 참여한 헤이그와 고르부노프는 ISS에서 6개월간 본연의 과학 실험과 기술 시연 등 200여가지 활동을 수행한 뒤 내년 2월에 윌리엄스, 윌모어와 함께 드래건을 타고 귀환할 예정이다.

AP통신 등 미 언론은 드래건의 이번 비행을 두 우주비행사 윌리엄스·윌모어에 대한 '구출' 임무로 지칭하고 있다.

윌리엄스와 윌모어는 지난 6월 5일 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비행을 위해 약 8일간의 비행 일정으로 지구를 떠났으나, ISS에 도킹한 이후 스타라이너에서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 여러 결함이 확인되면서 지구 귀환 일정이 계속 미뤄졌다.

NASA는 결국 안전 문제를 이유로 우주비행사들의 귀환에 스타라이너 대신 스페이스X의 드래건을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원래 예정돼 있던 크루-9 계획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당초 지난달 발사 예정이었던 크루-9 비행은 한 달가량 늦춰졌고, 탑승 예정이었던 우주비행사 4명 중 2명이 하차하게 됐다. NASA와 로스코스모스 간의 우주선 탑승 공유 계약에 따라 NASA 소속 1명과 함께 로스코스모스 소속 우주비행사 1명이 임무에 남게 됐다.

귀환 일정이 예기치 않게 장기화한 윌리엄스와 윌모어는 임시 체류자에서 ISS의 정규 요원으로 신분이 전환됐고, 베테랑인 윌리엄스는 ISS의 지휘관 역할까지 맡았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날 드래건 발사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 "NASA와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발사를 축하한다"고 썼다.

NASA는 2014년 심우주 탐사에 전념하기 위해 지구 저궤도 유인 운송을 민간에 맡긴다는 방침을 세우고 보잉, 스페이스X와 각각 42억달러(약 5조5천100억원), 26억달러(약 3조4천100억원)의 유인 우주캡슐 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스페이스X가 개발한 드래건은 2020년 유인 시험비행을 마치고 10여차례의 우주비행 임무를 수행해 왔으나, 보잉은 이번에 스타라이너의 유인 시험비행에 실패하면서 여전히 개발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