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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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 ‘배달의민족’이 음식 가격과 할인 혜택 등을 다른 배달앱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도록 입점 업체에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배민은 “업주에 대한 최혜대우 요구는 경쟁사가 먼저 시작했다”며 “경쟁사 최혜대우 요구로 인해 업계 최저 중개이용료 혜택이 당사 고객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민 “최혜대우 요구, 방어 차원 대응책”

2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을 받는 배민을 조사 중이다. 배민이 무료 배달 구독제 서비스인 ‘배민 클럽’을 도입하면서 점주에게 다른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메뉴 가격보다 낮거나 동일하게 설정하도록 하는 ‘최혜 대우’를 요구했다는 판단에서다. 공정위는 최혜 대우가 배달앱 간 경쟁을 막고 수수료 상승을 초래하는 핵심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배민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경쟁사는 당시 멤버십 회원 주문에 대해 10% 할인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업주들에게 타사 대비 메뉴 가격이나 고객 배달비를 더 높게 책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고객 대상 쿠폰 등 자체 할인 역시 타사와 동일하게 맞추도록 했다”며 “올해 3월 말부터는 멤버십 회원 대상 무료 배달을 도입하면서, 최혜대우 요구를 이어갔다”고 했다.

배민은 “그런데도 이에 대해 관계 당국의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당사는 올해 5월 배민클럽 회원 대상 무료 배달을 시작하면서 방어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경쟁상황에서 한 편의 최혜대우 요구가 용인되면 다른 한 편이 이에 대응하지 않는 경우 경쟁에서 불리해진다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제성 측면에서도 배달앱이 개별 업주의 가격 등 거래조건을 직접 변경하는 사례가 있는 경쟁사와 달리 순순히 혜택 및 정보 제공 방식의 대응이었음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배민은 “당사는 경쟁사의 최혜대우 요구로 인해 업계 최저 수준의 중개이용료(6.8%)를 적용하면서도 당사의 고객들에게는 오히려 메뉴 가격 인하 등의 혜택을 드리기 어려운 상황을 경험했다”며 “경쟁사 대비 3%포인트 낮은 중개이용료를 적용한 만큼 업주들이 이를 메뉴 가격 인하, 배달비 인하, 할인 등 고객 대상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경쟁사 최혜대우 요구로 이를 차단당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는 게 배민의 입장이다.

“‘동일 가격 인증제’, 강요 및 통제 아냐”

아울러 공정위는 배민이 매장 판매 가격과 앱 판매 가격에 차이를 두는 ‘이중가격’을 사실상 제한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위법 여부를 따져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민은 지난 7월 동일 가격 인증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입점 업체는 수수료 부담을 이중 가격으로 만회하려는 것을 막기 위한 배민의 ‘가격 통제’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와 관련해 배민은 “‘매장과 같은 가격 배지’(동일 가격 인증제)는 가게들의 이중가격 운영으로 소비자 경험을 해치지 않도록 소비자에 정보를 제공하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배민은 “배달앱 메뉴 가격에 대한 설정 권한은 업주들에게 있다”며 “‘매장과 같은 가격 배지’는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동일하게 운영하는 가게들이 자발적으로 요청하면 배지를 달아주는 방식으로, 소비자에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것일 뿐 모두 강요나 통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비자원 또한 지난해 이중가격에 대한 배달앱 내 고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중가격이 있다면 이를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취지의 지적이다”라며 “당사는 매장과 같은 가격뿐 아니라 식품위생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의 인증 제도를 운영 중”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공정위는 배민의 동일 가격 인증제가 온오프라인 간 같은 가격을 사실상 강제하는 최혜 대우 요구로 볼 수 있는지를 검토할 방침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