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 대학과 지방권 대학 간 경쟁률 차이가 5년 새 최고로 벌어졌다. 의과대학 증원으로 전체적인 합격 점수가 하락할 것이란 예상에 수시에서 상향 지원하는 학생이 많아지면서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수시 경쟁률이 6 대 1 미만으로 ‘사실상 미달’한 학교의 80%는 지방대였다. 전문가들은 정시로 수시 인원이 이전해도 지방대 미달을 막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방대 이대로 가다간 큰일날 판…처참한 상황에 '곡소리'

수험생 ‘수도권 선호 현상’ 심화

2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전국 194개 대학(서울 42곳, 경인 41곳, 지방권 111곳)의 수시 전형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서울권 대학의 평균 경쟁률(18.74 대 1)과 지방권(5.99 대1)의 차이가 12.75대 1을 기록했다.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다.

서울권과 지방권 대학 간 평균 경쟁률 격차는 2021학년도 8.95 대 1, 2022학년도 9.91 대 1, 2023학년도 11.05 대 1, 2024학년도 12.26 대 1로 매년 커지고 있다.

이처럼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수험생의 수도권 선호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먼저 서울권 대학의 경쟁률(18.74 대 1)은 최근 5년 사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1년 14.67 대 1이던 서울권 대학의 경쟁률은 매년 증가세다. 경인권도 비슷하다. 이번 수시 평균 경쟁률이 12.99 대 1로, 5년 사이 가장 높았다.

경인권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2021학년도 10.63 대 1, 2022학년도 11.37 대 1, 2023학년도 11.34 대 1, 2024학년도 12.38 대 1 등으로 늘고 있다. 종로학원은 “수험생들은 의과대학 증원으로 도미노처럼 합격선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상향 지원으로 지방대보다는 수도권대로 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역 간 격차 앞으로 더 커질 것”

지방권 대학의 경쟁률은 제자리걸음이다. 고3 수험생과 n수생이 늘면서 지방권의 경쟁률(5.99 대 1)도 작년(5.53 대 1)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서울과 경인권의 집중세는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수험생은 수시에서 최대 6개 대학에 원서를 낼 수 있고, 이에 경쟁률이 6 대 1보다 낮으면 사실상 미달로 본다는 점에서 모든 지방대가 미달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학별로 볼 때도 전국 194개 대학 중 경쟁률이 6 대 1 미만인 대학(85곳) 중 80%(68곳)가 지방대였다. 지역별로는 제주(100%·1개교 중 1개교), 광주(77.8%·9개교 중 7개교), 전남(75.0%·8개교 중 6개교), 경북(72.7%·11개교 중 8개교), 충북(72.7%·11개교 중 8개교). 전북(71.4%·7개교 중 5개교) 등이 높았다. 세종과 대구에서는 경쟁률 6 대 1 미만 대학이 한 곳도 없었다.

수시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들이 결국 최종 미달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지방권 대학들이 수시에서 뽑지 못한 인원만큼 정시 모집 인원을 늘리는데, 정시 전형에서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예상되는 만큼 미달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증원분만큼 지방대 정원 미충원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의대 증원 이슈 장기화로 지역 간 격차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