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카고'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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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가 17번째 시즌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000년 한국 초연 이후 무려 24년간 무대에 오르면서도 객석점유율 99%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기며 '명불허전 스테디셀러'임을 재차 증명해냈다.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던 '시카고'가 지난 29일 3개월이 넘는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로 17번째 시즌, 초연 이후 24년째 한국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시카고'는 2021년 코로나 팬데믹 때도 관객 점유율 96%를 달성했던 대표적인 국내 스테디셀러 작품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배우 최재림의 복화술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들어 더 주목받았다.

17년간 손발을 맞춘 스태프와 함께 꾸려진 이번 시즌 역시 대(大) '시카고'의 명맥을 제대로 이었다.

작품은 돈만 있으면 뭐든지 가능했던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살인을 저지르고도 스타가 되길 꿈꾸는 쿡카운티 교도소 여죄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불륜을 저지른 남편을 살해한 가수 벨마 켈리, 내연남을 죽인 코러스걸 록시, 그리고 이들을 변호하는 최고의 인기 변호사 빌리 플린의 관계가 옛 미국의 보드빌(희곡에 노래와 춤이 더해진 쇼) 형식으로 펼쳐진다.
뮤지컬 '시카고'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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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소에서 공연을 관람하듯 꾸며낸 만큼 무대 구성은 단출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음악, 안무가 부족함 없이 무대를 꽉 채운다. '시카고'만의 유쾌한 표현법은 관객들을 단숨에 끌어당기는 강력한 무기다. 자극을 좇고, 돈에 지배당하는 부패하고 부정적인 사회의 단면이 튜바·트럼펫 등으로 구성된 15인조 빅밴드의 음악, 파워풀한 안무, 발칙한 연기와 어우러져 '위트 있는 짜임새'를 완성해냈다.

재즈풍의 음악은 몰입감을 더하는 요소다. 1920년대 미국 시카고 클럽을 옮겨다 놓은 듯 15인조 빅밴드가 오케스트라 피트가 아닌 무대 위에 그대로 드러나 있고, 지휘자가 배우들과 대사를 주고받기까지 한다. 유명 넘버인 '올 댓 재즈(All That Jazz)'는 그 자체로 극의 분위기를 대변한다.
뮤지컬 '시카고'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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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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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카고'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카고'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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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시원시원한 매력으로 가득한 '시카고'다. 안무에서 특히 이 매력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고 팔다리를 쭉쭉 뻗는 벨마를 보고 있자니 절로 감탄이 나온다. 벨마와 록시가 클라이맥스에서 함께 춤을 추는 '핫 허니 래그(Hot Honey Rag)'가 펼쳐질 땐 이미 이들에게 동화된 관객들이 힘찬 박수를 보낸다.

'시카고'는 이번 시즌 중 객석 점유율 99%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는 맛이 무섭다', '클래식 이즈 더 베스트'를 입증해낸 유의미한 행보다.

서울 공연을 마친 '시카고'는 이후 전주, 광주, 고양, 창원, 울산, 천안, 수원, 청주, 대구에서 관객들과 만남을 이어간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