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브이에이치코리아의 클린룸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케이엔솔 영상 속 클린룸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엔브이에이치코리아의 클린룸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케이엔솔 영상 속 클린룸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클린룸은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바이오 등 첨단산업 생산 시설에 필수적인 고청정 공간이다. 이곳에는 온도·습도와 초미세먼지 농도를 제어하는 설비가 들어간다. 신규 공장을 지을 때마다 클린룸 수요가 발생하는만큼 성장성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자동차 내장재 기업인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다양한 클린룸 수주전에 뛰어 들며 회사의 환경에너지사업부문 매출을 키우고 있다. 구자겸 엔브이에이치코리아 회장은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환경에너지부문 매출이 1조원으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당 부문 매출은 2021년 3111억원, 2022년 3888억원, 2023년 4174억원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엔브이에이치코리아가 클린룸 사업에 뛰어든 건 2018년 원방테크(현 케이엔솔)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원방테크는 첨단산업분야 제조 환경조건을 제어하는 업체다. 구 회장은 회사가 평소 다양한 내장재와 부품을 통해 자동차의 환경조건을 제어해온만큼 공통점이 있는 분야라 판단했다.

구 회장은 "2020년엔 미국 텍사스 오스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일본 나가사키 소니 반도체 공장에 클린룸 설비를 공급·설치했다"며 "현재는 파워코 공장 설비 수주를 위해 접촉하고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 계열사인 파워코는 2035년까지 유럽과 캐나다에 공장 10개를 지을 계획이다. 구 회장은 "수주 경쟁 최종 단계까지 올라간 상태"며 "다음달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겸 엔브이에이치코리아 회장. 사진=이솔 기자
구자겸 엔브이에이치코리아 회장. 사진=이솔 기자
기존 사업 영역인 자동차부품 부문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차량 외부의 소음을 막는 천장 내장재인 헤드라이너와 하부 진동을 흡수하는 실내카펫, 엔진룸 방음재 등 소음과 진동을 줄이기 위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주 고객사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차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GV70, GV80 등에 이 회사 부품이 들어간다.

구 회장은 '패브리케이션(부품이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결합하는 기술)' 역량을 회사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양복이나 패딩 등 의류에서도 어떤 안감과 소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옷의 디자인과 효과가 달라진다"며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내장재를 어떻게 패키징하느냐에 따라 소음·진동·열관리의 효율성이 달라진다는 의미다.

구 회장은 "단순히 부품만 찍어내는 업체는 전 세계에 수만 곳이 있지만 자동차 특정모델에 들어가는 내장재를 전체적으로 패키징할 수 있는 회사는 6~7개뿐"이라며 "그 중 하나가 우리 회사"라고 강조했다.

패브리케이션을 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구 회장은 연구·개발(R&D) 역량을 꼽았다. 그는 "패브리케이션을 하려면 차 전체를 두고 성능 테스트를 진행해야한다"며 "그만큼 여러장비를 갖춘 큰 연구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2000년부터 경기도 화성시에 9917㎡(약 3000평) 규모의 연구소를 운영해오고 있다. 다른 부품회사의 공장 부지 수준이다.

구 회장은 회사를 '환경 최적화를 돕는 기업'으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그는 "자동차 부품과 클린룸 설계 사업부문에 교집합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두 사업 모두 자동차 또는 제조 공간을 더 안전하고 완전하게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자동차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