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허리케인 헬렌·중동 긴장 고조에 국제유가 소폭 올라 [오늘의 유가]
생성형AI 이미지
생성형AI 이미지
국제유가가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미국의 허리케인 영향으로 공급 불안정성이 높아지며 소폭 상승했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하며 국제 원유 시장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2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0.75% 오른 배럴당 68.18달러에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벤치마크인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0.53% 오른 배럴당 71.98달러에 거래됐다.
9월 국제유가 추이 (자료=오일프라이스)
9월 국제유가 추이 (자료=오일프라이스)
이날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겨냥해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를 공격했다고 밝힌 뒤 국제 유가는 올랐다. 국제 원유 공급 전망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크게 대두된 영향이다.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있는 헤즈볼라 목표물을 무기한으로 폭격하겠다고 선언한 후 이뤄졌다. 이 공습으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했다. 이란은 즉각 보복을 공언하며 '레바논 파병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전면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에는 지난 26일부터 허리케인 헬렌이 상륙해 멕시코만이 폭우와 홍수 피해를 입으며 이 지역의 원유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미국 안전 및 환경 집행국에 따르면 멕시코만에서 생산되는 원유 생산량의 약 24%가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미국 멕시코만은 미국 전체 석유 생산량의 약 15%, 천연가스 생산량의 2%를 생산하는 지역이다. 다만 27일부터 쉐브론 등 일부 원유 기업들이 피해를 복구하고 생산을 재개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미국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플로리다주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가솔린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주라서다. 허리케인 헬렌으로 최소 21명이 사망하고 400만명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이사는 "허리케인 여파로 주 전체가 큰 피해를 입어 수요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지난 한 주 기준으로는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브렌트유와 WTI는 각각 약 3%, 5% 하락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국제 유가를 충분히 밀어 올리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 계획도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26일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가 12월부터 매달 18만 배럴씩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배럴당 100달러의 원유 목표가를 포기하고 12월부터 생산량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소식은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에너지 전문 기업 이지스 헤징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 회복 계획으로 인한 공급 과잉 우려가 가격을 낮췄다"고 밝혔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