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의 청춘의 얼굴이 보고 싶다면 '대도시의 사랑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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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재희 역 김고은
"다름을 틀렸다고 이야기 하는 사회"
"성소수자 표현 자체도 편견"
"다름을 틀렸다고 이야기 하는 사회"
"성소수자 표현 자체도 편견"
"진심으로 이 작품이 제 작품이란 생각을 했어요. 다른 작품을 하며 흘러온 시간이 있긴 하지만 놓지 않았던 데 분명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요."
김고은은 '대도시의 사랑법'을 위해 2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다. 그는 "너무 다행스럽고, 한시름 놨다"고 소회를 전했다. "좋은 작품이 왔었지만 '대도시의 사랑법'을 기다리며 그것을 선택할 수 없었어요. 그 작품은 결국 너무나 맞는 배우에게 갔고, 맞는 선택이었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남 눈치 보지 않는 자유로운 인생관을 가진 재희(김고은)과 자신의 성 정체성과 감정을 숨기는 것이 익숙한 흥수(노상현)가 대학에서 만나 한 집에 동거하며 시작되는 이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가진 건 패기뿐인 대학 시절부터 직장, 결혼 등 현실적인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까지 재희와 흥수가 함께한 13년을 담아냈다. 이 과정에서 김고은은 자신을 '팜므파탈'이라 칭하며 사랑이란 본능에 충실한 재희를 연기했다. 성소수자 흥수 역을 맡은 노상현과 티키타카를 통해 많은 웃음을 유발하며 보는 이의 응원을 자아냈다.
김고은은 "이 영화가 제작이 안 되면 너무 아까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동안 네 작품 정도를 했으니 연기를 하고 있으면서 기다린 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도시의 사랑법'이 김고은의 마음을 흔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재희와 흥수가 20~30대 때 겪는 성장통과 시행착오는 누구나 겪어 봤을 법해요. 우리네 이야기 같아서 읽으면서도 막 안타깝기도 하고, 그들의 치기 어린 행동에 저의 과거를 되돌아보기도 하죠. 이들이 성장하면서 자신이 가진 특별함을 내려놓고 사회에 타협해 보려고 하는 과정들이 너무 알겠더라고요. 공감이 가는 지점들이 많았죠."
김고은은 재희를 친구 혹은 친한 언니와 같은 마음으로 아끼고 보듬었다. 그는 "연기를 하면서 재희가 훼손되지 않게 잘 표현하고 싶었다"며 "세상으로부터 오해를 많이 받는 캐릭터인데, 관객은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대학교 수업만 끝나면 클럽을 찾는 재희와 흥수 덕에 김고은은 대리만족을 했다고. "감독님과 노상현과 함께 클럽 사전 답사를 많이 했어요. 이 작품 전엔 거의 가본 적 없는데 너무 재밌었고, 연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죠. 음악을 즐기며 신나게 춤추는 경험을 하면서 재희의 클럽 신을 소화했어요. 술은 적당히 잘 마셨습니다. 하하."
김고은의 학창 시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10학번 동기인 배우 이상이 덕에 들을 수 있었다. 이상이에 따르면 항상 빨간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던 김고은은 어디서나 주목받는 인기인 이었다는 것.
"자꾸 물어보시는데 어휴 정말. 인기는 나쁘지 않았어요. 빨간 트레이닝복도 대학 입학 기념으로 아울렛에서 산 거에요. 비싸서 아래만 샀죠. 대학 간다고 제 딴에는 브랜드 운동복을 처음 샀고, 1학년 때 주야장천 입고 다녔어요. 입학하면 이름을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1학년 내내 별명이 '빨간색 츄리닝'이었죠."
김고은은 '대도시의 사랑법'이 결국 편견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다름에 대해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라며 "성소수자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 자체도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희는 흥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라는 마인드로 접근했다. 저도 흥수와 같은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며 전 세계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김고은은 "너무 감동적인 순간"이라며 "콘서트 보듯이 영화를 봐주시더라. 1200명의 관객이 신마다 반응하고 웃고 손뼉 치셔서 신선했다"고 떠올렸다. 이 영화는 올해 초 '파묘'로 천만 배우 반열에 등극한 김고은의 차기작이기에 세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극장에 정말 오래 걸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며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두 달 반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촬영한 예산도 많지 않은 영화"라며 "학생 때 독립영화 찍었던 생각도 많이 나고 우리끼리 '으쌰으쌰', '할 수 있어' 하면서 촬영했다. 이태원 바닥에서 고군분투하며 촬영한 청춘 같은 영화"라고 부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김고은은 '대도시의 사랑법'을 위해 2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다. 그는 "너무 다행스럽고, 한시름 놨다"고 소회를 전했다. "좋은 작품이 왔었지만 '대도시의 사랑법'을 기다리며 그것을 선택할 수 없었어요. 그 작품은 결국 너무나 맞는 배우에게 갔고, 맞는 선택이었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남 눈치 보지 않는 자유로운 인생관을 가진 재희(김고은)과 자신의 성 정체성과 감정을 숨기는 것이 익숙한 흥수(노상현)가 대학에서 만나 한 집에 동거하며 시작되는 이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가진 건 패기뿐인 대학 시절부터 직장, 결혼 등 현실적인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까지 재희와 흥수가 함께한 13년을 담아냈다. 이 과정에서 김고은은 자신을 '팜므파탈'이라 칭하며 사랑이란 본능에 충실한 재희를 연기했다. 성소수자 흥수 역을 맡은 노상현과 티키타카를 통해 많은 웃음을 유발하며 보는 이의 응원을 자아냈다.
김고은은 "이 영화가 제작이 안 되면 너무 아까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동안 네 작품 정도를 했으니 연기를 하고 있으면서 기다린 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도시의 사랑법'이 김고은의 마음을 흔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재희와 흥수가 20~30대 때 겪는 성장통과 시행착오는 누구나 겪어 봤을 법해요. 우리네 이야기 같아서 읽으면서도 막 안타깝기도 하고, 그들의 치기 어린 행동에 저의 과거를 되돌아보기도 하죠. 이들이 성장하면서 자신이 가진 특별함을 내려놓고 사회에 타협해 보려고 하는 과정들이 너무 알겠더라고요. 공감이 가는 지점들이 많았죠."
김고은은 재희를 친구 혹은 친한 언니와 같은 마음으로 아끼고 보듬었다. 그는 "연기를 하면서 재희가 훼손되지 않게 잘 표현하고 싶었다"며 "세상으로부터 오해를 많이 받는 캐릭터인데, 관객은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대학교 수업만 끝나면 클럽을 찾는 재희와 흥수 덕에 김고은은 대리만족을 했다고. "감독님과 노상현과 함께 클럽 사전 답사를 많이 했어요. 이 작품 전엔 거의 가본 적 없는데 너무 재밌었고, 연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죠. 음악을 즐기며 신나게 춤추는 경험을 하면서 재희의 클럽 신을 소화했어요. 술은 적당히 잘 마셨습니다. 하하."
김고은의 학창 시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10학번 동기인 배우 이상이 덕에 들을 수 있었다. 이상이에 따르면 항상 빨간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던 김고은은 어디서나 주목받는 인기인 이었다는 것.
"자꾸 물어보시는데 어휴 정말. 인기는 나쁘지 않았어요. 빨간 트레이닝복도 대학 입학 기념으로 아울렛에서 산 거에요. 비싸서 아래만 샀죠. 대학 간다고 제 딴에는 브랜드 운동복을 처음 샀고, 1학년 때 주야장천 입고 다녔어요. 입학하면 이름을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1학년 내내 별명이 '빨간색 츄리닝'이었죠."
김고은은 '대도시의 사랑법'이 결국 편견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다름에 대해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라며 "성소수자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 자체도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희는 흥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라는 마인드로 접근했다. 저도 흥수와 같은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며 전 세계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김고은은 "너무 감동적인 순간"이라며 "콘서트 보듯이 영화를 봐주시더라. 1200명의 관객이 신마다 반응하고 웃고 손뼉 치셔서 신선했다"고 떠올렸다. 이 영화는 올해 초 '파묘'로 천만 배우 반열에 등극한 김고은의 차기작이기에 세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극장에 정말 오래 걸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며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두 달 반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촬영한 예산도 많지 않은 영화"라며 "학생 때 독립영화 찍었던 생각도 많이 나고 우리끼리 '으쌰으쌰', '할 수 있어' 하면서 촬영했다. 이태원 바닥에서 고군분투하며 촬영한 청춘 같은 영화"라고 부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