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조합원 임금인상률 어떻게? 소수노조 사업장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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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김상민 변호사의 '스토리 노동법'
김상민 변호사의 '스토리 노동법'
우리나라 법률 중에 노동법만큼 숫자가 중요한 법률은 없을 것이다. 좀더 정확히 하면 여기서 말하는 숫자는 사람 수를 세는 일이고, 특히 노사관계에서 더 중요하다. 일단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는 문제(다른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에 문제제기를 하면, 노동위원회가 조합원 수를 파악해주는 절차가 있을 정도), 타임오프에 있어 조합원 수에 따른 상한선, 동종·유사 근로자 반수 이상이 조합원일 때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 유니온샵의 3분의 2 요건, 과반 노조의 각종 권한 행사 등이 다 사람 수를 세는 일이다.
그 중에서도 과반인지 아닌지, 즉 회사의 노동조합이 과반노조인지 아닌지 여부가 일반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문제로 이해되고 있다. 법령상 각종 권한이 주어지고 노사관계에 큰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과반노조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대표로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시 동의권, 탄력·선택근로 등 도입 시 동의권, 휴일대체 동의권, 보상휴가제 도입 동의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근참법상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지명권, 산안법상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근로자 측 위원 지명권, 안전보건진단 참여 요구, 퇴직급여법상 퇴직급여 제도 변경 시 동의권 등 기타 노동관계법령상 권한도 상당하다. 집단 관계에 있어서도 단체협약이 비조합원에게 적용이 되고, 쟁의행위 발생 시 그 파급력도 큰 현실적인 부분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과반노조가 되면 상당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는 단체교섭에서의 교섭력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친다. 종종 과반노조 사업장에서 노사관계를 풀어가는 데 힘들어하는 모습이 종종 보이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그럼 소수노조 사업장은 만만할까? 조합원이 극소수인 경우를 제외하면 꼭 그렇지는 않고, 과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수 직원들이 조합원인 경우에는 더 어렵다.
특히 소수노조 사업장에서 임금교섭 시 또는 임금인상률을 정하는 시즌에 사용자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비조합원의 임금인상률을 정해야 할 때 어려움이 발생한다. 과반노조 사업장에서는 일반적 구속력의 적용으로, 단체교섭 결과가 그대로 비조합원에게도 적용되고, 비조합원의 임금인상률도 노동조합과의 교섭결과를 그대로 적용하면 된다. 그래서 비조합원의 인상률과 이를 정하는 방법으로 고민을 할 여지가 적다.
반면에 소수노조 사업장에서는 일반적 구속력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조합원에 대하여는 단체교섭 결과에 따른 인상률을 적용하고, 비조합원에 대하여는 회사가 임의로 정하거나 사규 기타 기존 관행에 따른 적용하게 될 것이다(물론 같을 수 있고, 같은 경우가 많다). 단체교섭과 비조합원의 임금인상률을 정하는 절차가 비슷한 시기에 원만하게 마무리되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단체교섭이 교착에 빠진 상황에서 통상의 임금인상 시즌이 지나가게 되면 회사로서는 비조합원이라도 임금인상을 해야 될 수 있다.
회사로서는 (i)조합원은 단체교섭 결과에 따른다는 점을 고려하여 비조합원에 대하여만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는 방법, (ii)조합원, 비조합원 불문하고 모두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i)비조합원에게만 적용하면, 조합원을 차별하는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는 법률적인 문제, 체크오프를 하지 않는 조합원은 알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고, (ii) 모두 적용하는 방법을 택하면 현재 진행 중인 단체교섭에 영향을 미쳐 부당노동행위가 문제될 수 있다. 후자의 경우는 단체교섭 중인 사안을 회사가 임의로 적용해버려 노동조합의 단결력과 교섭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조합원을 임의로 차별하는 것은 법률적인 부담이 있으므로, 공통적용을 하되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노동조합에 알리고 그 적용을 원하지 않을 경우 그 뜻대로 해주는 절충적인 방법을 택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역시 소수노조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사업장에서 노사협의회가 활성화되어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경우, 또는 법상 노동조합은 아니지만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단체가 회사와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경우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약화시키거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지 문제될 수 있다.
실제로 노동조합이 회사의 위와 같은 근로조건 협의에 대하여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구하거나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한 적이 있는데, 법원은 노조법상 사용자가 노조법상의 노동조합이 아닌 근로자단체와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것이 금지되지는 않고, 그와 같은 사용자의 행위가 언제나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것이거나 부당노동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하였고, 다만 근로자단체의 성격, 협의하게 된 경위나 동기, 협의 내용과 교섭의 선후관계에 비추어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24. 8. 1.자 2024카합10013 결정). 또 경기지방노동위원회도 비슷한 취지로 사용자가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근로조건을 결정하여 온 오랜 관행이 있었던 점등을 근거로 단체교섭 중 노사협의회를 통한 임금인상률 결정이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경기지방노동위원회2024. 7. 3. 경기2024부노42 판정).
사용자가 단체교섭 중인 사안에 관하여 일방적으로 또는 다른 기구를 통하여 결정한 후 조합원에게 적용하면, 단결력을 약화시킬 소지가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비조합원과 무관한 단체교섭을 이유로 비조합원에 대한 근로조건 결정 역시 지연되어야 한다는 볼 법적 근거는 없고, 비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정하는 방식에 법적 제한이 없는 반면,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정하지 않고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통하여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기도 하므로, 선례처럼 '원칙 허용 예외 금지'와 같이 규율되는 것이 타당하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그 중에서도 과반인지 아닌지, 즉 회사의 노동조합이 과반노조인지 아닌지 여부가 일반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문제로 이해되고 있다. 법령상 각종 권한이 주어지고 노사관계에 큰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과반노조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대표로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시 동의권, 탄력·선택근로 등 도입 시 동의권, 휴일대체 동의권, 보상휴가제 도입 동의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근참법상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지명권, 산안법상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근로자 측 위원 지명권, 안전보건진단 참여 요구, 퇴직급여법상 퇴직급여 제도 변경 시 동의권 등 기타 노동관계법령상 권한도 상당하다. 집단 관계에 있어서도 단체협약이 비조합원에게 적용이 되고, 쟁의행위 발생 시 그 파급력도 큰 현실적인 부분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과반노조가 되면 상당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는 단체교섭에서의 교섭력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친다. 종종 과반노조 사업장에서 노사관계를 풀어가는 데 힘들어하는 모습이 종종 보이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그럼 소수노조 사업장은 만만할까? 조합원이 극소수인 경우를 제외하면 꼭 그렇지는 않고, 과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수 직원들이 조합원인 경우에는 더 어렵다.
특히 소수노조 사업장에서 임금교섭 시 또는 임금인상률을 정하는 시즌에 사용자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비조합원의 임금인상률을 정해야 할 때 어려움이 발생한다. 과반노조 사업장에서는 일반적 구속력의 적용으로, 단체교섭 결과가 그대로 비조합원에게도 적용되고, 비조합원의 임금인상률도 노동조합과의 교섭결과를 그대로 적용하면 된다. 그래서 비조합원의 인상률과 이를 정하는 방법으로 고민을 할 여지가 적다.
반면에 소수노조 사업장에서는 일반적 구속력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조합원에 대하여는 단체교섭 결과에 따른 인상률을 적용하고, 비조합원에 대하여는 회사가 임의로 정하거나 사규 기타 기존 관행에 따른 적용하게 될 것이다(물론 같을 수 있고, 같은 경우가 많다). 단체교섭과 비조합원의 임금인상률을 정하는 절차가 비슷한 시기에 원만하게 마무리되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단체교섭이 교착에 빠진 상황에서 통상의 임금인상 시즌이 지나가게 되면 회사로서는 비조합원이라도 임금인상을 해야 될 수 있다.
회사로서는 (i)조합원은 단체교섭 결과에 따른다는 점을 고려하여 비조합원에 대하여만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는 방법, (ii)조합원, 비조합원 불문하고 모두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i)비조합원에게만 적용하면, 조합원을 차별하는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는 법률적인 문제, 체크오프를 하지 않는 조합원은 알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고, (ii) 모두 적용하는 방법을 택하면 현재 진행 중인 단체교섭에 영향을 미쳐 부당노동행위가 문제될 수 있다. 후자의 경우는 단체교섭 중인 사안을 회사가 임의로 적용해버려 노동조합의 단결력과 교섭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조합원을 임의로 차별하는 것은 법률적인 부담이 있으므로, 공통적용을 하되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노동조합에 알리고 그 적용을 원하지 않을 경우 그 뜻대로 해주는 절충적인 방법을 택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역시 소수노조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사업장에서 노사협의회가 활성화되어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경우, 또는 법상 노동조합은 아니지만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단체가 회사와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경우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약화시키거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지 문제될 수 있다.
실제로 노동조합이 회사의 위와 같은 근로조건 협의에 대하여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구하거나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한 적이 있는데, 법원은 노조법상 사용자가 노조법상의 노동조합이 아닌 근로자단체와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것이 금지되지는 않고, 그와 같은 사용자의 행위가 언제나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것이거나 부당노동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하였고, 다만 근로자단체의 성격, 협의하게 된 경위나 동기, 협의 내용과 교섭의 선후관계에 비추어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24. 8. 1.자 2024카합10013 결정). 또 경기지방노동위원회도 비슷한 취지로 사용자가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근로조건을 결정하여 온 오랜 관행이 있었던 점등을 근거로 단체교섭 중 노사협의회를 통한 임금인상률 결정이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경기지방노동위원회2024. 7. 3. 경기2024부노42 판정).
사용자가 단체교섭 중인 사안에 관하여 일방적으로 또는 다른 기구를 통하여 결정한 후 조합원에게 적용하면, 단결력을 약화시킬 소지가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비조합원과 무관한 단체교섭을 이유로 비조합원에 대한 근로조건 결정 역시 지연되어야 한다는 볼 법적 근거는 없고, 비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정하는 방식에 법적 제한이 없는 반면,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정하지 않고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통하여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기도 하므로, 선례처럼 '원칙 허용 예외 금지'와 같이 규율되는 것이 타당하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