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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동탄의 전용면적 84㎡대 아파트 낙찰금이 3억6590만원이었어요. 대출금이 2억8272만원이었으니 이 사람은 9000만원 투자한 거네요. 지금 시세가 7억7500만원이니 대출금을 제외하면 총 5~6배 수익을 얻었습니다. 부동산의 꽃은 단연코 경매입니다. 누구든 경매 소액투자로 자산을 늘릴 수 있습니다."
지난달 27~28일 열린 '집코노미 박람회 2024'의 부대행사로 열린 집코노미 콘서트에선 국내 각 분야 부동산 전문가의 투자 강연을 듣기 위한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청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강연은 단연 '복마마TV'를 운영 중인 안해진 매일옥션부동산그룹 대표의 27일 강연이었다. 이날 주제는 '소액으로 월세부자 경매가 답이다'였다. 최근 소액으로 부동산 투자를 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 속에서 '소액 투자'라는 키워드에 관람객들이 대거 몰렸다. 안 대표는 경매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벗겨내고자 경매 절차부터 경매 장단점, 경매 투자 최적 입지 등 소위 '경매 초보자'들을 위한 부동산 경매법을 풀어냈다. 그는 "서울 강남 아파트 한 채를 사고 싶다고 해서 딱 얻어지는 게 아니라 자산 증식을 위한 단계가 있고, 그 단계를 하나씩 밟아야 한다"며 "경매는 부동산을 통한 자산 증식의 시작이자 확실한 징검다리"라고 말했다.
가격 저렴, 자금 출처 없어도 투자
그가 말한 경매의 장점은 '가격 경쟁력'이었다. 시세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안 대표는 "서민들이 좋은 주택을 사려면 이제 몇억원은 있어야 하지만 경매 시장엔 6~9㎡짜리 주택도 있고 낙찰가 1~2만원인 매물도 있다"며 "물건도 다양하고 가격도 다양하다는 점이 경매의 최대 장점"이라고 했다. 가장 귀에 들어왔던 장점은 경매는 자금출처계획서를 제출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안 대표는 "경매에선 일반 아파트 분양이나 주택 매매 시 '이 돈을 어떻게 구했는지'에 대한 자금 출처를 밝혀야 하지만 경매는 이것을 묻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출도 수월한 편이다. 안 대표는 "무주택자는 경매 낙찰가의 70~9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내돈 10~20%만 준비되면 내집 장만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단점도 물론 있다. 바로 확인하기 힘든 각종 권리관계다. 유치권이나 법정지상권, 숨어 있는 대항력이 있는 임차인 등이다. 하지만 잔금 납부 이후 등기를 하면 명도까지 짧게는 두 달, 강제집행으로 가더라도 6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했다. 법으로 보장받는 부분이 있기에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게 안 대표의 의견이다.
서울보다는 경기도에 주목하라
안 대표가 꼽는 현재 경매 소액 투자의 노하우는 저평가된 경기도 매물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는 "서울 강남과 용산 등 중심부 아파트를 제외하곤 많이 떨어졌다"며 "수도권도 고점이었던 2021년 대비 20% 정도 가격이 떨어진 상황이라 투자 타이밍을 잘 잡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그가 이날 제시한 여러 투자 사례 중 경기도 의왕에 있는 전용 59㎡ 아파트는 '나홀로 아파트'로 1억7358만원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전체 낙찰액의 80%인 1억3886억원을 대출로 마련했고, 실제 투자금액은 4500만원에 불과했다. 이후 2021년 최고가 시세인 6억2500만원보다 1000만원 낮은 6억1500만원에 매도했다. 실투자금 대비 약 10배의 수익을 기록했다. 현재 시세 3억4500만원으로 매도했어도 2억원 정도를 벌 수 있었던 셈이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 있는 매물도 어디든 '명동'이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가치가 있고 사람이 모이는 중심지는 어디든 있으니 그런 곳에 경매 투자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경매의 경우 대출도 일반은행보다 좀 더 많이 나오고, 이자도 낮은 편이라 입지만 좋다면 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경매 소액투자로 건물주 될 수 있어
안 대표는 소규모 건물도 얼마나 저렴하게 사서 얼마까지 상승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한 매물을 소개했다. 이 매물은 인천 중구 동인천역 인근에 대지면적 43㎡, 연면적 112㎡짜리 3층 건물이었다. 감정가 1억3300만원에 경매로 나왔다. 가로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노후한 동네에 있었다. 매수자는 매도자가 빚이 6000만원가량 남은 걸 확인하고 빚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1억원에 매매를 체결했다. 경매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취득한 경우였다. 인테리어 비용에 다가구에서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까지 하면서 2억원 조금 안되는 금액이 들었다. 현재 시세는 4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는 일반적인 주택매매보다 대출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 돈 2000만~3000만원에서 1억원 내외를 가지고도 소규모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요하면 직접 건물에 카페나 식당을 운영할 수도 있어 운영 수익과 건물가치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도 잡을 수 있다고 했다.좋은 경매 투자의 또다른 예로 충남 예산에 있는 건물도 소개했다. 낙찰가 1억8000만원에 손바뀜한 이 건물은 취득세 및 등기 등으로 2200만원, 선순위 인수금 4800만원 등 총 2억500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매매가의 3분의 1 가격에 매입했고, 현재 월세 200만원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70억~80억원짜리 서울 다가구 주택보다 수익률이 훨씬 좋다"며 "경매 시장엔 나쁜 물건만 쏟아진다고 생각하는데 주인 상황이 안 좋아서 나왔을 뿐 좋은 물건도 생각 외로 많다"고 했다.
안 대표가 생각하는 경매를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는 지역부터 다녀봐라'다. 매일같이 전국에서 경매 물건이 쏟아지는 가운데 내가 아는 지역부터 물건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초기 투자금이 각자 개인마다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잘못 낙찰받으면 다시 자금을 마련하기 전까지 다음 기회가 없다"며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는 좋은 눈을 가지려면 아는 지역부터 천천히 발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