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사직 전공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강좌'에서 사직 전공의들이 초음파 진단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9월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사직 전공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강좌'에서 사직 전공의들이 초음파 진단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30일 "의대, 한의대 모두 개설된 5개교에서 한의사에게 2년 더 가르쳐 의사 면허를 부여해달라"고 제안했다. 단 필수 의료과목 수료와 공공의료기관 의무 투입을 전제로 뒀다.

윤성찬 한의협 회장은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의사 추가 교육을 통한 의사 부족 조기 해결방안'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의사 수를) 늘려도 6~14년 뒤에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으냐"며 이같이 밝혔다.

윤 회장은 "2년간 추가 교육받은 한의사를 계약형 필수의사제와 유사한 공공의료기관 근무 및 필수 의료에 종사하도록 한정하는 의사 면허 부여를 제안한다"면서 "(이후)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외과 등 필수 의료과목 전문의 과정을 수료한 뒤 공공의료기관에 반드시 진료하게 하고, 필요하면 공공의료기관에 즉시 투입하라"고 강조했다.

의대와 한의대 모두 개설된 △경희대 △원광대 △동국대 △가천대 △부산대(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 연간 300~500명의 한의사를 필수 의료과목 수료 및 공공의료 의무 투입을 전제로 뽑아 2년간 가르쳐 국가시험(국시)을 통과한다면, 의사면허를 부여해달라는 취지다.

의대 증원에 따른 의사 충원은 6~14년이 필요하지만, 한의사를 활용하면 2년의 추가 교육으로 4~7년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게 한의협 측 주장이다.

윤 회장은 "2026년 이후 의사 부족을 일부 해소함으로써 증가 폭을 500명 대비, 그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연구 결과 한의대와 의대의 교육 커리큘럼은 75%가량 유사하며 한의대에서 해부학, 진단학, 영상의학, 방사선학 등의 교과도 이수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국내 한의대 졸업생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립 의과대학 본과 3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다. 타슈켄트 국립의대 졸업생은 국내 의사국시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대만은 중의학교육 5년 외 2년 의학 교육 이수 시 의사 면허시험 응시 자격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방의료계-정부 간 원만한 합의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내용을 여당, 야당, 정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협의체 구성이 거론되는데 지금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의사 대표까지 포함해 여야한의정 협의체로의 확대 운영을 제안하는바"라고 부연했다.

젊은 한의사들의 참여 가능성에 대해 그는 "모든 한의사가 희망하는 건 아니고, 지역 공공 필수 의사로서 일하겠다는 소명 의식을 가진 이들의 도전이 돼야 한다. 원한다면 충분히 지원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