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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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취지로 나온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실시간으로 공개된 첫날 3% 가까이 하락했다. 대표 지수인 코스피·코스피200보다 낙폭이 큰 아쉬운 성적을 냈다. 시장에선 밸류업 지수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종목에서 추가 편입 가능성 등을 고려해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28.6포인트(2.8%) 하락한 992.13에 마감했다. 밸류업 지수의 기준 시점은 지난 1월 2일이며 기준 지수는 1000이다. 이날 밸류업 지수의 낙폭은 국내 증시 대표 지수 코스피(-2.13%), 코스피200(-2.59%)보다 컸다.

밸류업 지수를 구성하는 대형주의 낙폭이 커 지수가 밀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기준 밸류업 지수에서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67.3%에 달했다.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4.21%), SK하이닉스(-5.01%)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5%다. 거래소는 유동주식 수를 기준으로 개별종목 비중 상한(15%)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수 편입 때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수 편입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에서 편입됐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시장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PBR) △자본효율성 등 5단계를 거쳐 편입 종목을 선별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수익성 지표의 기준을 '최근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가 아닐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2022년과 2023년 누적 영업손실액이 9209억원에 달했고,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아 특례 편입 기준도 맞추지 못했다. 거래소는 "산업 및 시장 대표성, 지수 내 비중, 최근 실적 및 향후 실적 전망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지수 영향도가 큰 종목에 대해 특례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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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선 지수 미편입 종목에서 투자 기회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이들이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 주주환원을 더 강화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KB증권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사실을 공시하지 않아 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기업을 KB금융, POSCO홀딩스, 소프코퓨처엠, LG전자, 하나금융지주 등 21곳으로 추정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밸류업 지수 편입 여부도 의미 있지만 일본 밸류업 정책 사례를 감안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주주환원율 확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며 "특히 이번에 밸류업 지수에 편입이 안 된 금융주의 경우 향후 편입을 위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주주환원 의지를 보일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시장에서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기업이 편입되지 않았다는 반응이 잇따르자 거래소가 올해 중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도 투자전략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당초 거래소는 내년 6월부터 1년에 한 번 리밸런싱(재조정)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종목을 변경하려면 스크리닝, 순위 방법론을 바꿔야 하는데 이 경우 지수 성과, 과거 수익률에 영향이 있기 때문에 방법론을 수정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기업가치 개선 또는 예고' 공시를 한 기업을 특례 편입해 종목 숫자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관련 공시를 했지만,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주목해야 한다"며 "연내 구성 종목 변경 시 금융 지주사가 대거 편입될 수 있다. 지주사나 통신사는 지수 산정 방법론이 크게 변경되는 경우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