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금투세' 공포에 닛케이 발작…긴축 우려도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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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노믹스' 쇼크…日 증시 4.8% 급락
자민당 총재 선거 뒤 첫날 거래
1990년 이후 최대 하락폭 기록
이시바, 점진적 금리인상 지지
'금융소득 과세 강화' 뜻 내비쳐
대기업 법인세율 상향도 시사
자민당 총재 선거 뒤 첫날 거래
1990년 이후 최대 하락폭 기록
이시바, 점진적 금리인상 지지
'금융소득 과세 강화' 뜻 내비쳐
대기업 법인세율 상향도 시사
“다카이치 트레이드의 역회전이다.”
30일 일본 도쿄증시와 외환시장에서 닛케이지수가 폭락하고, 엔·달러 환율이 급락(엔화 가치 상승)한 데 대한 현지 시장 반응이다. 지난 27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의 승리 전망에 따른 ‘엔화 약세·주가 상승’ 트레이드가 이시바 시게루 총재 당선으로 인해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도다 고지 리소나자산운용 수석펀드매니저는 “(주가는) 총재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 기대로 오른 부분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닛케이지수는 총재 선거 전날과 당일 각각 2.79%, 2.32% 오르며 약 두 달 만에 39,000선을 넘었다. 금융 완화, 재정 확대 등 아베노믹스 계승을 내세운 다카이치의 승리를 반영한 것이다. 금리 인상에 비판적이던 다카이치가 1위로 결선에 진출하자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6엔대로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그러나 결선에서 이시바 총재가 역전하면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2엔대로 급락했다. 이시바 총재는 일본은행의 점진적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선 달러당 141엔대까지 떨어졌다.
이시바 총재가 선거 기간 금융소득 과세 강화 뜻을 나타낸 것도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시바 총재는 “금융소득 과세 강화는 실행하고 싶다”며 “(과세 강화로) 부자가 정말 해외로 나가버릴지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금융소득세율은 일률 20%(소득세 15%, 주민세 5%)인데, 누진제를 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시바 총재는 대기업 법인세나 고소득자 소득세도 더 올릴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폈다. 다만 당선 뒤엔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그는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로 대표되는 ‘저축에서 투자로’의 흐름은 가속해야 한다”고 말했고, “금융 완화는 계속한다”고 발언했다.
시장에선 “정책 방향성이 충분히 보이지 않는 이시바 총재에 대한 경계심도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향후 구체적인 경제 정책이 나와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시바 총재의 구상이 미·일 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정권 출범 초기부터 스스로 난제를 떠안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을 계속 말하면 미국의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총선이다. 이시바 총재는 이날 중의원(하원) 조기 해산에 따른 총선거와 관련해 “10월 27일 투·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바 총재가 1일 총리로 취임하면 오는 9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15일 중의원 선거 시작을 알리는 ‘고시’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로 당세가 추락한 가운데 새 정권 출범으로 국민 기대가 큰 상황에서 중의원을 조기 해산하는 게 자민당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새 집행부를 출범하며 당 4역(役) 중 선거 얼굴인 선거대책위원장에 지명도가 높은 ‘40대 기수’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기용했다.
마이니치신문이 28~29일 18세 이상 107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총재에게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52%가 “그렇다”고 답했다. 자민당 지지율은 33%로 8월 조사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30일 일본 도쿄증시와 외환시장에서 닛케이지수가 폭락하고, 엔·달러 환율이 급락(엔화 가치 상승)한 데 대한 현지 시장 반응이다. 지난 27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의 승리 전망에 따른 ‘엔화 약세·주가 상승’ 트레이드가 이시바 시게루 총재 당선으로 인해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도다 고지 리소나자산운용 수석펀드매니저는 “(주가는) 총재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 기대로 오른 부분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시바노믹스’ 쇼크
닛케이지수는 이날 직전 거래일보다 4.8% 하락한 37,919에 마감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 뒤 첫날 거래 기준으로 1990년 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닛케이지수는 총재 선거 전날과 당일 각각 2.79%, 2.32% 오르며 약 두 달 만에 39,000선을 넘었다. 금융 완화, 재정 확대 등 아베노믹스 계승을 내세운 다카이치의 승리를 반영한 것이다. 금리 인상에 비판적이던 다카이치가 1위로 결선에 진출하자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6엔대로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그러나 결선에서 이시바 총재가 역전하면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2엔대로 급락했다. 이시바 총재는 일본은행의 점진적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선 달러당 141엔대까지 떨어졌다.
이시바 총재가 선거 기간 금융소득 과세 강화 뜻을 나타낸 것도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시바 총재는 “금융소득 과세 강화는 실행하고 싶다”며 “(과세 강화로) 부자가 정말 해외로 나가버릴지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금융소득세율은 일률 20%(소득세 15%, 주민세 5%)인데, 누진제를 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시바 총재는 대기업 법인세나 고소득자 소득세도 더 올릴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폈다. 다만 당선 뒤엔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그는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로 대표되는 ‘저축에서 투자로’의 흐름은 가속해야 한다”고 말했고, “금융 완화는 계속한다”고 발언했다.
시장에선 “정책 방향성이 충분히 보이지 않는 이시바 총재에 대한 경계심도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향후 구체적인 경제 정책이 나와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일 총리 취임, 27일 총선
‘안보통’으로 꼽히는 이시바 총재의 안보 정책 관련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이시바 총재는 지난 27일 미국 허드슨연구소에 게재된 ‘일본 외교정책의 장래’ 기고문에서 “중국 등을 억제하기 위해 아시아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창설하고,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나 핵 반입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시바 총재의 구상이 미·일 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정권 출범 초기부터 스스로 난제를 떠안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을 계속 말하면 미국의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총선이다. 이시바 총재는 이날 중의원(하원) 조기 해산에 따른 총선거와 관련해 “10월 27일 투·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바 총재가 1일 총리로 취임하면 오는 9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15일 중의원 선거 시작을 알리는 ‘고시’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로 당세가 추락한 가운데 새 정권 출범으로 국민 기대가 큰 상황에서 중의원을 조기 해산하는 게 자민당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새 집행부를 출범하며 당 4역(役) 중 선거 얼굴인 선거대책위원장에 지명도가 높은 ‘40대 기수’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기용했다.
마이니치신문이 28~29일 18세 이상 107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총재에게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52%가 “그렇다”고 답했다. 자민당 지지율은 33%로 8월 조사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