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울산시장(퍼레이드 차량 위 앞줄 오른쪽)이 지난해 6월 열린 공업축제 퍼레이드를 보러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울산시 제공
김두겸 울산시장(퍼레이드 차량 위 앞줄 오른쪽)이 지난해 6월 열린 공업축제 퍼레이드를 보러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민들은 남다른 ‘기업 사랑’ 정서를 지니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SK가 2004년 소버린자산운용의 공격으로 경영권 위기를 겪을 때 울산시민들은 SK 주식 사기 운동을 벌였다. SK는 2년 뒤 1020억원을 들여 울산 도심 363만6000㎡에 공원을 조성, 기부채납(공공기여)하며 보답했다.

울주군에 공장을 둔 고려아연이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에 처하자 이번에도 울산시민들이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30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40여 개 지역 시민단체 회원 500여 명이 매일 시청에서 릴레이 기자회견을 열어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27일에는 울산신협 직원들, 이날은 시 행정동우회와 재향군인회 등이 기자회견을 하고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 참여를 촉구했다.

울산시는 이런 시민들의 ‘기업 사랑’ 정서를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울산공업축제를 오는 10월 10일부터 나흘간 태화강 둔치 등에서 열기로 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벌이는 범시민축제다. 김두겸 시장은 “지난해 35년 만에 부활한 공업축제는 시민들의 기업사랑을 일깨우고 산업수도 울산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며 “올해는 ‘당신은 위대한 울산사람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120만 울산시민 모두가 화합하고 동행하는 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울산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거리 퍼레이드와 화려한 불꽃 및 드론쇼, 다양한 놀거리와 볼거리가 나흘 동안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 시장은 1967년 ‘특정공업지구 지정’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공업탑 인근에 마련된 시계탑 아치에서 공업축제 출정식을 열고 ‘신(新)울산선언문’을 낭독한다. 선언문은 울산의 기업과 울산 사람들이 손잡고 위대한 울산의 미래를 열어가자는 내용이 담긴다.

축제의 백미인 퍼레이드는 울산의 주력인 자동차·선박·석유화학 산업과 시민들이 중심이 된다. 퍼레이드는 공업탑로터리를 출발해 울산시청 사거리까지 1.2㎞를 이동한다. 울산 주요 기업 대표와 울산시민 등 1004명이 참여한다.

대한민국 산업을 견인해온 울산의 첨단산업 기술을 전시·홍보하는 울산미래정책관도 첫선을 보인다. 폐막식에서는 드론쇼와 불꽃쇼가 일산해수욕장 바다에서 35분간 펼쳐진다.

김 시장은 2022년 7월 민선 8기 시장으로 취임한 이후 투자 유치 정책을 펼쳐 지난 2년간 20조7224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민선 7기 4년 전체 투자금액 15조2982억원보다 35.4%(5조4242억원) 많은 규모다.

김 시장은 “울산은 기업 덕분에 먹고 사는 도시”라며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 울산의 영광을 되새기고, 새롭게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를 드높이는 공업축제로 승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