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온라인 사활…"마트가 식료품 전진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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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롯데' 전략 바꾼다
롯데온 그로서리 마트로 통합
식료품 전용앱 내년 중 출시
상품 경쟁력 높여 온라인 승부
식료품 물류센터도 마트가 주도
롯데온 그로서리 마트로 통합
식료품 전용앱 내년 중 출시
상품 경쟁력 높여 온라인 승부
식료품 물류센터도 마트가 주도
롯데는 온라인 쇼핑 통합앱 ‘롯데온’을 2020년 내놨다. 백화점, 마트, 슈퍼 등 그룹 내 흩어진 온라인 쇼핑몰 7곳을 하나로 합쳐 단숨에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장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매출은 늘지 않고 적자만 쌓였다. 지난 5년간 누적 손실액은 5300억원에 달했다. 제각각 따로 할 때보다 더 성과가 나지 않았다. 결국 롯데는 온라인에서 하나의 롯데를 지향한 ‘원롯데’ 전략을 포기하기로 했다.
롯데쇼핑은 e커머스 사업부 내 e그로서리사업단을 롯데마트로 통합한다고 1일 발표했다. e그로서리사업단은 롯데온에서 판매하는 고기, 채소, 과일, 과자, 라면 등 식료품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롯데마트는 마트뿐 아니라 슈퍼와 창고형 할인점 사업도 하고 있는데, 온라인 식료품(그로서리) 조직까지 가져와 롯데의 유통 계열사 그로서리 사업 전체를 책임지게 됐다. 롯데마트는 당분간 롯데온 내 식료품 부문을 맡아 운영하다가 내년에 새로운 앱을 내놓고 ‘독립’할 예정이다.
롯데온이 하던 최첨단 물류센터 설립 프로젝트도 넘겨받아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온은 영국 온라인 그로서리 전문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부산에 온라인 식료품 전용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부산 첨단 물류센터와 비슷한 곳을 5개 더 지어 전국적인 식료품 물류망을 갖출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이곳에서 온라인 식료품 주문뿐 아니라 오프라인 식료품 물량까지 처리할 예정이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통합 시너지 효과를 발판 삼아 수익성과 효율성을 개선하고 국내 최대 그로서리 마켓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지난 5년간 이어온 ‘원롯데 슈퍼앱’ 전략을 포기하면서까지 식료품 사업을 전부 롯데마트에 몰아준 것은 온라인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방안이 ‘상품’에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선 온라인 쇼핑의 경쟁 우위 요소로 상품, 가격, 배송을 꼽는다. 쿠팡은 배송으로 우위를 점했고, 네이버는 가격 비교 서비스를 내세워 가격으로 우위에 섰다. 롯데는 식료품으로 상품을 특화하는 길을 택했다. 마트, 슈퍼 등을 통해 그동안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조달해 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이 노하우를 가져온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롯데가 그동안 취해 온 유통 전략이 ‘채널’에서 ‘상품’ 중심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롯데는 백화점, 마트, 슈퍼, 가전양판점 등 채널 위주로 유통 전략을 짰다. 하지만 최근 판매 상품이 상당 부분 중복되는 마트와 슈퍼를 통합하는 등 상품 중심으로 채널을 조정하고 있다. 롯데마트 매장 상당수는 슈퍼처럼 식료품 위주로 상품군을 재배치 중이다. 여기에 온라인까지 식료품 사업을 하면 ‘규모의 경제’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상품 조달 시 더 많은 물량을 구매하면 단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
상품 중심 전략은 온라인 시장 트렌드이기도 하다. 쿠팡과 네이버를 제외하면 국내 온라인 시장에선 최근 ‘버티컬 커머스’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특정 상품군에 뚜렷한 강점이 있는 게 버티컬 커머스다. 남성 패션에 특화된 무신사, 식료품에 강한 컬리 등이 대표적이다. CJ올리브영도 막강한 오프라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롯데온이 하던 최첨단 물류센터 설립 프로젝트도 넘겨받아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온은 영국 온라인 그로서리 전문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부산에 온라인 식료품 전용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부산 첨단 물류센터와 비슷한 곳을 5개 더 지어 전국적인 식료품 물류망을 갖출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이곳에서 온라인 식료품 주문뿐 아니라 오프라인 식료품 물량까지 처리할 예정이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통합 시너지 효과를 발판 삼아 수익성과 효율성을 개선하고 국내 최대 그로서리 마켓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지난 5년간 이어온 ‘원롯데 슈퍼앱’ 전략을 포기하면서까지 식료품 사업을 전부 롯데마트에 몰아준 것은 온라인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방안이 ‘상품’에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선 온라인 쇼핑의 경쟁 우위 요소로 상품, 가격, 배송을 꼽는다. 쿠팡은 배송으로 우위를 점했고, 네이버는 가격 비교 서비스를 내세워 가격으로 우위에 섰다. 롯데는 식료품으로 상품을 특화하는 길을 택했다. 마트, 슈퍼 등을 통해 그동안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조달해 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이 노하우를 가져온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롯데가 그동안 취해 온 유통 전략이 ‘채널’에서 ‘상품’ 중심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롯데는 백화점, 마트, 슈퍼, 가전양판점 등 채널 위주로 유통 전략을 짰다. 하지만 최근 판매 상품이 상당 부분 중복되는 마트와 슈퍼를 통합하는 등 상품 중심으로 채널을 조정하고 있다. 롯데마트 매장 상당수는 슈퍼처럼 식료품 위주로 상품군을 재배치 중이다. 여기에 온라인까지 식료품 사업을 하면 ‘규모의 경제’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상품 조달 시 더 많은 물량을 구매하면 단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
상품 중심 전략은 온라인 시장 트렌드이기도 하다. 쿠팡과 네이버를 제외하면 국내 온라인 시장에선 최근 ‘버티컬 커머스’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특정 상품군에 뚜렷한 강점이 있는 게 버티컬 커머스다. 남성 패션에 특화된 무신사, 식료품에 강한 컬리 등이 대표적이다. CJ올리브영도 막강한 오프라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