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를 담당했던 에버랜드 소속 강철원 주키퍼가 최근 기자와 만나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할부지’에 출연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에버랜드 제공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를 담당했던 에버랜드 소속 강철원 주키퍼가 최근 기자와 만나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할부지’에 출연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에버랜드 제공
“푸바오 덕분에 일상의 상처를 치유받은 분들께 이번 다큐멘터리 영화는 특별한 선물이 될 겁니다.”

얼마 전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만난 ‘푸바오 할부지’ 강철원 에버랜드 주키퍼(zookeeper·사육사)는 인터뷰 내내 지난달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할부지’ 얘기만 했다. 강 주키퍼는 지난 4월 중국으로 반환된 푸바오와 에버랜드 주키퍼들 간 이별 과정을 담은 이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이 영화는 개봉 27일 만에 관객 25만 명(1일 기준)을 끌어모을 정도로 다큐멘터리 영화치고는 흥행을 거뒀다.

강 주키퍼는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난 뒤 크나큰 상실감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다큐멘터리를 준비했는데 기대보다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에버랜드가 운영하는 유튜브채널 ‘뿌빠TV’를 통해 푸바오 영상이 너무 많이 퍼져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부담감이 컸다”며 “유튜브에는 잘 나오지 않은 푸바오와 사람 간 교감을 다큐멘터리에 중점적으로 다룬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푸바오의 중국 반환길 동행을 꼽았다. 강 주키퍼는 “푸바오를 중국에 홀로 남겨 놓고 떠나기 전에 마지막 안마를 해주면서 ‘너는 잘할 거야. 너는 중국에서도 사랑받는 판다가 될 거야’라고 말해줬다”며 “검역 과정에서 예정에 없던 별도의 만남을 가진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에는 강 주키퍼가 중국 검역실에서 푸바오와 ‘깜짝 미팅’을 하는 과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강 주키퍼는 푸바오의 인기 비결에 대해 “말 못하는 동물과 사람 사이의 애정 어린 교감이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기 판다가 주키퍼에 매달리는 건 특별할 게 없는 일반적인 습성”이라며 “하지만 푸바오는 한국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 판다란 특별함이 더해졌다”고 했다.

강 주키퍼는 “푸바오 열풍으로 주키퍼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졌다”며 “그동안 ‘주키퍼가 동물을 학대한다’는 오해도 있었지만, 푸바오 덕분에 지금은 주키퍼가 얼마나 동물을 아끼는지 일반 시민도 다 알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푸바오가 중국으로 건너간 뒤 제기된 건강 이상설이나 학대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강 주키퍼는 “푸바오가 중국에 가기 전인 3월에 발정기가 왔다”며 “신체적으로 힘든 시기에 긴 여행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다 보니 이런 루머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푸바오가 7~8월에는 분만기였는데, 이 시기에는 판다들이 먹는 양이 줄어 체중이 빠지고 잠을 많이 잔다”며 “푸바오 건강과 관련해선 안심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푸바오가 중국 현지에서 ‘접객 훈련’을 받고 있다는 의혹 역시 ‘가짜뉴스’라며 “판다는 분만기 때 어떤 훈련도 할 수 없다는 건 주키퍼라면 누구든 아는 사실”이라고 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