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북한 지휘부가 숨은 지하 벙커를 파괴할 수 있는 ‘괴물 미사일’ 현무-5(사진)가 1일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처음 공개됐다. 수백m 지하의 적 벙커를 공격할 수 있어 이스라엘이 최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뇌부를 공격하기 위해 만든 벙커버스터 폭탄보다 강력하다는 평가다.

이날 국군의날 기념식에선 원통형 발사관(캐니스터)이 얹어진 형태의 9축·18륜 ‘현무-5’ 발사 차량 두 대가 공개됐다. 이날 처음 공개된 현무-5는 재래식 무기지만 탄두 중량이 최대 8t에 달해 전술핵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이유다. 현무-5 미사일 길이는 15~20m로 추정된다.

현무-5는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를 파괴하기 위해 개발됐다는 분석이다. 군은 북한이 남침할 경우 현무-5 수십 발로 북한 지휘부가 있는 벙커와 핵시설 등을 초토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사일의 관통 능력은 수백m 수준에 달한다.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는 현무-5가 이같이 위력적인 것은 외기권(고도 500~1000㎞)까지 솟은 뒤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낙하해 엄청난 운동 에너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무-4·5는 지하시설을 포함한 적 지휘부를 초토화할 수 있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 무기”라며 “이번에 이스라엘이 사용한 벙커버스터 능력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특히 현무-5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지만, 탄두 중량을 줄이면 사거리 3000~5500㎞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탄두 중량과 사거리는 반비례한다”며 “탄도미사일의 통상적 탄두 중량인 1t을 기준으로 했을 때, 현무-5 사거리는 5000㎞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군이 현무-5를 공개한 것은 최근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