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하락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니터. 사진=연합뉴스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하락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니터. 사진=연합뉴스
"어느 업종에 투자하라고 권해야 할지 시장 분석하는 게 업인 저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투자자들은 오죽할까 싶네요."

지난달 30일 장 마감 후 증시 대응 전략 질문에 대한 한 시황·전략 애널리스트의 대답이다.

3분기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코스피지수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로 2%대 하락했다. 증시는 징검다리 휴일을 시작으로 10월에 들어섰지만 새 국면을 기대하기에는 걸림돌이 많다는 분석이 많다. 대외 변수와 국내 기업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우려가 있는 만큼 지수보다는 개별 종목에 기대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코스피지수는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의 부진으로 전 거래일보다 2.13% 내린 2593.27에 장을 끝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32억원, 2135억원 매도 우위였고 개인만 1조1892억원 순매수했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내 다른 나라에서 중국으로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점, 징검다리 연휴로 인한 수급 공백 등 수급 요인이 이날 하락의 주 요인으로 지적됐다. 국내와 일본 증시가 각각 삼성전자 등 반도체 약세,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차기 총재의 당선 등으로 부진한 가운데 중국이 대규모 재정부양책 패키지로 강한 자금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이 경기 하강 우려를 받는 상황에서 중국을 대안으로 보는 기대가 커진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2600선에서 밀려난 채 10월이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박스권 움직임을 예상하고 있다. 지수를 밀어올릴 기업들의 펀더멘털 개선이나 모멘텀(동력)이 부족한 만큼, 당분간 녹록지 않은 투자 환경이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먼저 3분기 실적 시즌에서 기업들의 '어닝 쇼크'(실적 충격)가 예상된다는 게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3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5% 웃돌았던 적은 2020년이 유일했고 평균 -4.5%의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비롯해 실적 부진 업종들의 이익 둔화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 하향 조정이 빨라지는 구간"이라며 "10월 코스피는 지수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어서 지수보다는 업종, 업종보다는 종목 관점에서 매매하기를 권한다"고 짚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엔화 강세로 원화도 동반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수출주들의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오는 8일 예정된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까지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수 상승 동력으로 지목된 미국 기준금리의 추가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일축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파월 의장은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9월 중순 이뤄진 기준금리 빅컷에 이은 추가적 금리인하가) 준비 중에 있다"고 밝히면서도 규모와 속도는 경제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신중론을 보였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코스피 하단을 2480선으로 제시하면서 "(유의미한) 변화는 4분기 중반 이후 확인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웅찬 iM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내년의 그림도 좋지 않아 정치 리스크 완화까지는 다시 박스권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반도체주의 경우 이달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발표를 확인해야겠지만 일단 기대를 낮추고 트레이딩 정도로 대응하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