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3년 반 만에 1%대 진입했지만…채소 10%대 급등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으로 둔화하면서 3년 6개월 만에 1%대에 진입했다.

석유류 물가가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다만 폭염과 늦더위에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무 등 채소류 가격은 10%대 올라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으로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되며 석유류 가격도 다시 튀어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3월(1.9%) 이후 처음 1%대로 내려왔고, 2021년 2월(1.4%) 이후 3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 물가가 3.3% 올라 전체 물가를 0.14%포인트 끌어올렸다.

올해 상반기 큰 폭으로 올랐던 과일 물가가 안정됐지만, 채소류 가격이 급등해 농산물 물가가 오른 것이다.

배추(53.6%), 무(41.6%), 상추(31.5%)를 중심으로 채소류 물가는 11.5% 상승했다.

채소류 물가상승률은 올해 5월 7.4%에서 6∼8월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폭염 탓에 지난달 큰 폭 올랐다.

전달과 비교한 채소류 물가상승률은 18.6%로, 2020년 8월(24.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6% 내렸다. 올해 2월(-1.5%) 이후 처음 하락해 전체 물가를 0.32%포인트 끌어내렸다.

다만 이날 새벽 이란과 이스라엘 간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해 추후 석유류 가격도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하락과 지난해 높았던 기저효과로 석유류 가격이 많이 내려가며 물가가 1%대로 진입하게 됐다"면서 "석유류가 가중치가 큰데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향후 물가 흐름세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밥상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 지수는 3.4% 상승했다. 신선과실은 2.9% 하락했지만, 신선채소가 11.6%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144개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1.5%를 기록해 1%대로 내려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2.0%로 나타났다. 전달(2.1%)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정부는 기상이변과 국제유가 상승 등 외부 충격이 없다면 2% 내외의 물가 안정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물가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재부는 관계자는 "배추·무에 대한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연장하겠다"며 "품목별 가격동향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물가 불안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9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9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