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금값된 '금값', 앞으로 더 오른다…'주식 70%에 금 30%'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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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 "금값된 '금값', 앞으로 더 오른다…'주식 70%에 금 30%' 추천"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최근 중동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제 금값이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강세 행진을 펼치고 있다. 국제 금값이 상승한 이유,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살펴보자.

금의 상승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변화를 알아야 한다. 아래 [그림]은 1871년 이후 미국 S&P500지수와 온스 당 금값의 추이를 보여준다. 금의 장기성과는 주식에 투자한 것에 비해 크게 뒤처지지만, 1930년대와 70년대 그리고 2000년대에는 반대로 주식에 비해 금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바로 금이 역사 속에 ‘화폐’로서의 기능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1971년 닉슨 대통령이 미화 35달러를 가져오면 금 1온스로 교환해주던 기존의 시스템을 정지한, 이른바 ‘닉슨쇼크’ 이후 금은 화폐의 지위에 내려온 게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달러의 지위가 흔들리는 시점에는 ‘과거의 화폐’였던 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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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언제 미국 달러의 지위가 흔들릴까?

해답은 역사에 있다. 1930년대는 2차대전, 70년대는 중동전, 마지막 2000년대는 테러와의 전쟁이 끝없이 이어졌던 시기였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전쟁이 지속될 때는 재정지출이 늘어나며 각종 전략 물가의 가격이 급등한다. 근대 이전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량이었지만, 산업혁명 이후에는 석유와 같은 에너지원과 각종 화학제품이 필수적인 전략 물자로 대두되었다. 특히 전쟁으로 금융거래가 막힌 상황에서는 금 현물이 전쟁 물자를 외부에서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되는 점도 중요 포인트다. 따라서 전쟁의 공포가 부각될 때는 금값의 상승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국제 금값에 전쟁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게 미국의 실질금리다. 금은 이자는 고사하고 꽤 큰 보관 비용 지출을 감수해야 하지만, 달러를 비롯한 종이 지폐는 이자를 지급한다. 물론 정부가 발행한 국채의 이자가 인플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달러를 굳이 보유할 이유가 없지만,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돌아서고 또 앞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될 때는 달러를 보유하는 게 이익이 된다.

아래 [그림]은 미국의 인플레 연동 국채 금리와 금값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인플레 연동 국채는 한 해 동안 발생한 인플레만큼 채권 원리금을 인상해주는 상품이다. 따라서 인플레가 발생하더라도 이 채권의 실질적인 가치가 보장되기에, 물가연동국채의 금리는 실질금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2019년부터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내려갈 때는 금값이 오르고, 반대로 2022년처럼 연준의 금리인상이 시작되며 실질금리가 오를 때에는 금값이 큰 폭의 조정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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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으로 최근 발생한 금값 상승의 원인을 살펴보자.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이 높아진 게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를 높인 첫 번째 요인임이 분명하다. 2023년 10월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기점으로 상승한 금값이 최근 한 번 더 점프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여기에 아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중국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이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보유한 외화자산이 동결되는 것을 지켜보며 중국의 금 보유량이 늘어난 것이다. 만에 하나 양안 갈등이 전쟁으로 비화하는 경우를 대비해 금을 비축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중이다.

금값 상승의 두 번째 원인은 미 연준의 금리인하다.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인하가 단행되며 미국 실질금리가 급락했는데, 시장 기대대로 11월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이뤄질 경우 실질금리의 하락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앞으로 금값의 상승세가 꺾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극적인 ‘중동 평화협정’ 체결 같은 이슈가 나오지 않는 한, 앞으로 중동정세가 안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이란 지도부 모두 대외 강경노선을 내걸고 있는데, 현재 상황에서 타협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필자라면, 주식 보유액의 30% 전후의 금 보유를 진지하게 검토해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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