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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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3년만기 국채 금리는 연중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안전자산으로 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11원50전 오른 1319원30전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6원 오른 1323원80전으로 출발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우려로 위험 회피 심리가 작동,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물가 둔화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것도 달러 강세 재료로 꼽힌다.

다만, 중동 정세가 추가로 악화하지 않고 위안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는 제한됐고, 1320원 밑에서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1317원50전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16원91전이다. 전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22원80전)보다 5원89전 하락했다.

국채금리는 일제히 하락(채권 가격 상승)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1%포인트 내린 연 2.780%에 장을 마쳤다. 지난 8월 5일(연 2.806%) 기록한 연저점을 경신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2.932%로 0.060%포인트 하락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0.044%포인트, 0.015%포인트 하락해 연 2.843%, 연 2.798%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2.841%로 0.063%포인트 내렸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0.060%포인트, 0.057%포인트 하락해 연 2.812%, 연 2.739%를 기록했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중동 사태의 파급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오전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점검회의를 열었다. 유 부총재는 "이란의 공격 수위가 제한적 수준으로 평가된다"면서도 "향후 이스라엘의 대응 여부나 강도 등에 따라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장관회의에서 중동의 전면전 위기와 관련 "높은 경계감을 갖고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동시에 필요시 관계기관 공조 하에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