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오를 일만 남았다" 환호…'포스트 리니지'의 대반전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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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쓰론 앤 리버티', 해외 출시 첫날 동접자 32만명 달성
8월 15만원대까지 밀린 주가 20만원 턱밑까지 반등
"초기 성과 긍정적…게이머 유지 지켜봐야"
8월 15만원대까지 밀린 주가 20만원 턱밑까지 반등
"초기 성과 긍정적…게이머 유지 지켜봐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명가 엔씨소프트 주가가 해외에서 활약한 '쓰론 앤 리버티'(TL)에 힘입어 모처럼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때 '포스트 리니지'로 기대를 모으던 TL이 지난해 국내 출시 후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화려하게 데뷔해 흥행 기대감이 커진 덕이다. 게임사 중 유일하게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며 기관 투자자의 매수세도 유입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출시 후 동시접속자 수가 급감한 '퍼스트 디센던트' 사례를 고려하면, TL의 장기 흥행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보다 8000원(4.19%) 뛴 19만9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1.22%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뛰어난 성과다. 현재 주가는 8월5일 기록한 52주 최저가 15만6900원에 비해 26.83% 높다. 한때 3조원대까지 쪼그라들었던 시가총액도 최근 4조원 위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관 투자자의 매수세 유입이 눈에 띈다. 최근 1개월(9월 3일~10월 2일)간 기관은 엔씨소프트 주식을 29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12억원, 83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이었다.
하락장에서도 주가가 상승하자 엔씨소프트 주주들은 쾌재를 불렀다. 한 투자자는 포털 종목토론방에 "국내에선 기대 이하였지만, 해외에서 재평가받았다"며 "이젠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고 환호했다. 8월까지 엔씨소프트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배틀크러쉬', '호연' 등 신작이 흥행에 실패하면서다. 그간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했던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도 하향 기조를 이어가 성장 동력과 개발 역량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다. 엔씨소프트의 2분기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93% 급감했다. 매출은 16.21% 줄어든 3689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주가 반등을 이끈 주역은 TL의 해외시장 성공 기대감이다. TL은 국내에선 인기몰이에 실패했지만, 해외 시장에선 순항하고 있다. 이달 1일 아메리카 대륙, 유럽, 오세아니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후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최다 동시 접속자 수 32만명을 기록했다. '앞서 해보기(얼리액세스) 단계에서 글로벌 매출 2위, 북미 매출 1위를 달성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혹평 일색이었던 국내 게이머들과 달리 해외 게이머들은 복합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대로 된 MMORPG가 돌아왔다며 환호하는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일 오후 4시 기준 미국 게임 비평 사이트 메타크리틱 기준 TL이 비평가 10명에게 받은 점수는 100점 만점에 75점이다. 통상 75점 이상이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여겨진다. 다만 일각에선 서버 문제 등 게임 내 오류를 지적했다. 개발진은 이 같은 지적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점도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체로는 유일하게 밸류업 지수에 이름을 올렸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인터넷·게임 산업에서 밸류업 하나로 주가가 유의미하게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면 수급이 개선돼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 최신작인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 사례를 감안하면 신작 성과에 따라 엔씨소프트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어 투자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지난 7월 출시한 넥슨의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는 출시 직후 PC에서만 동시접속자 수 26만명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당시 넥슨게임즈 주가는 1만원대 중반에서 3만원대까지 껑충 뛰었다.
하지만 현재 PC 동시접속자 수는 고점 대비 90% 이상 급감한 1만명대에 불과하다. 넥슨은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흥행과 함께 뛰어올랐던 주가도 다시 1만5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강도 마케팅에 힘입어 TL의 출시 전 지표는 모두 우상향했지만, 출시 이후 지표도 중요하다"며 "과거 아마존게임즈가 퍼블리싱했던 '뉴월드'가 각종 프로모션 종료 후 트래픽이 크게 줄어든 적이 있다. 마케팅만으로 게임 트래픽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TL의 글로벌 매출 추정치를 230억원으로 제시했다.
전체 실적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상상인증권은 내년 매출 중 32%를 신작이 기여할 것으로 봤다. 최 연구원은 "주가 핵심 요소는 회사의 미래 영업실적"이라며 "'리지니M'의 실적은 견조하겠지만, '리니지W', '리니지2M'은 경쟁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매출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 실적은 '택탄', '아이온2' 등 신작에 성과에 달려있다"며 "현재 MMORPG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엔씨소프트의 3분기 영업이익이 135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가 형성돼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58% 줄어든 수치다. 내년 연간 영업이익은 2170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2021년(3752억원)과 2022년(5590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보다 8000원(4.19%) 뛴 19만9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1.22%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뛰어난 성과다. 현재 주가는 8월5일 기록한 52주 최저가 15만6900원에 비해 26.83% 높다. 한때 3조원대까지 쪼그라들었던 시가총액도 최근 4조원 위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관 투자자의 매수세 유입이 눈에 띈다. 최근 1개월(9월 3일~10월 2일)간 기관은 엔씨소프트 주식을 29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12억원, 83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이었다.
하락장에서도 주가가 상승하자 엔씨소프트 주주들은 쾌재를 불렀다. 한 투자자는 포털 종목토론방에 "국내에선 기대 이하였지만, 해외에서 재평가받았다"며 "이젠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고 환호했다. 8월까지 엔씨소프트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배틀크러쉬', '호연' 등 신작이 흥행에 실패하면서다. 그간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했던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도 하향 기조를 이어가 성장 동력과 개발 역량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다. 엔씨소프트의 2분기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93% 급감했다. 매출은 16.21% 줄어든 3689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주가 반등을 이끈 주역은 TL의 해외시장 성공 기대감이다. TL은 국내에선 인기몰이에 실패했지만, 해외 시장에선 순항하고 있다. 이달 1일 아메리카 대륙, 유럽, 오세아니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후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최다 동시 접속자 수 32만명을 기록했다. '앞서 해보기(얼리액세스) 단계에서 글로벌 매출 2위, 북미 매출 1위를 달성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혹평 일색이었던 국내 게이머들과 달리 해외 게이머들은 복합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대로 된 MMORPG가 돌아왔다며 환호하는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일 오후 4시 기준 미국 게임 비평 사이트 메타크리틱 기준 TL이 비평가 10명에게 받은 점수는 100점 만점에 75점이다. 통상 75점 이상이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여겨진다. 다만 일각에선 서버 문제 등 게임 내 오류를 지적했다. 개발진은 이 같은 지적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점도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체로는 유일하게 밸류업 지수에 이름을 올렸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인터넷·게임 산업에서 밸류업 하나로 주가가 유의미하게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면 수급이 개선돼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 최신작인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 사례를 감안하면 신작 성과에 따라 엔씨소프트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어 투자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지난 7월 출시한 넥슨의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는 출시 직후 PC에서만 동시접속자 수 26만명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당시 넥슨게임즈 주가는 1만원대 중반에서 3만원대까지 껑충 뛰었다.
하지만 현재 PC 동시접속자 수는 고점 대비 90% 이상 급감한 1만명대에 불과하다. 넥슨은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흥행과 함께 뛰어올랐던 주가도 다시 1만5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강도 마케팅에 힘입어 TL의 출시 전 지표는 모두 우상향했지만, 출시 이후 지표도 중요하다"며 "과거 아마존게임즈가 퍼블리싱했던 '뉴월드'가 각종 프로모션 종료 후 트래픽이 크게 줄어든 적이 있다. 마케팅만으로 게임 트래픽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TL의 글로벌 매출 추정치를 230억원으로 제시했다.
전체 실적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상상인증권은 내년 매출 중 32%를 신작이 기여할 것으로 봤다. 최 연구원은 "주가 핵심 요소는 회사의 미래 영업실적"이라며 "'리지니M'의 실적은 견조하겠지만, '리니지W', '리니지2M'은 경쟁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매출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 실적은 '택탄', '아이온2' 등 신작에 성과에 달려있다"며 "현재 MMORPG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엔씨소프트의 3분기 영업이익이 135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가 형성돼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58% 줄어든 수치다. 내년 연간 영업이익은 2170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2021년(3752억원)과 2022년(5590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