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몸종으로 돌아온 강동원… "노비 역할 처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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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전,란 기자간담회
"'장원 급제'를 대사로 말할 때가 있었는데요, 박찬욱 감독께서 '장'이 장음이라며 디테일한 조언을 해주시더군요. 이를 계기로 대사에 있는 모든 장단음을 체크했어요." (배우 강동원)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전, 란'에 주연을 맡은 배우 강동원은 2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촬영 일화를 전했다. 김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한 전,란은 임진왜란 시대를 배경으로한 신분 갈등 이야기다.
영화는 혼탁한 전란 속에서 양반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몸종 천영(강동원)의 오해와 갈등을 다룬다. 배부른 양반과 굶주린 노비, 백성을 버리고 도망치는 왕의 측근과 맞서 싸우는 의병 등 임진왜란이라는 같은 시대에 캐릭터 마다 서로 다른 시선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심야의 FM'(2010),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2014) 등을 연출한 김 감독은 박 감독으로부터 '전, 란'의 연출을 맡으라는 제안을 받고 10년 만에 연출에 도전했다. 김 감독은 "이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시대에 대한 관점을 다 다르게 가지고 있다"며 "그런 것들이 잘 표현돼 있어서 잘 담아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영화 연출로 입봉하기 전 '공동경비구역 JSA'(2000)에서 미술 감독을 맡으며 박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김 감독은 "박 감독은 제게 스승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촬영을 마친 뒤) 제가 관성적으로 편집한 것을 박 감독님이 뜯어보시고는 '잘 찍어놓고 편집은 왜 이렇게 했어?'라고 하셨다"며 "원래 의도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고 돌아봤다. '전우치'(2009), '군도'(2014) 등 사극 액션에서 두각을 나타낸 강동원은 "노비 역할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검을 쓰는 액션 또한 이전에 비해 자유롭고 감정 표현도 폭넓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배우 박정민은 양반에서 호위 무사로 변하는 종려 역을 맡았다. 그는 "처음에는 천영과 비슷한 검술을, 7년이 지난 뒤에는 조금 다른 느낌의 검술을 각각 표현하려고 했다"며 "천영보다 더 굵고 큰 검을 사용해 동작을 크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기존의 체제를 지키려는 선조(차승원), 백성을 버린 왕이라도 충성을 버리지 못하는 의병장 자령(진선규),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터전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범동(김신록), 무사에서 살인마로 변하는 왜군 겐신(정성일) 등이 나와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전, 란'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됐다. 일각에서는 팬데믹 이후 극장 관객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영화 산업이 위기를 맞은 만큼, 기존의 극장용 영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박도신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좋은 영화"라며 "대중성을 생각한다면 그 영화가 OTT라도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OTT 작품이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될 때마다 논란이 있지만, 논란 자체에 대해 질문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스크린 사이즈보다는 공동의 경험, 한 공간에서 작품을 공유하는 경험을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에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 고민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전, 란'에 주연을 맡은 배우 강동원은 2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촬영 일화를 전했다. 김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한 전,란은 임진왜란 시대를 배경으로한 신분 갈등 이야기다.
영화는 혼탁한 전란 속에서 양반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몸종 천영(강동원)의 오해와 갈등을 다룬다. 배부른 양반과 굶주린 노비, 백성을 버리고 도망치는 왕의 측근과 맞서 싸우는 의병 등 임진왜란이라는 같은 시대에 캐릭터 마다 서로 다른 시선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심야의 FM'(2010),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2014) 등을 연출한 김 감독은 박 감독으로부터 '전, 란'의 연출을 맡으라는 제안을 받고 10년 만에 연출에 도전했다. 김 감독은 "이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시대에 대한 관점을 다 다르게 가지고 있다"며 "그런 것들이 잘 표현돼 있어서 잘 담아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영화 연출로 입봉하기 전 '공동경비구역 JSA'(2000)에서 미술 감독을 맡으며 박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김 감독은 "박 감독은 제게 스승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촬영을 마친 뒤) 제가 관성적으로 편집한 것을 박 감독님이 뜯어보시고는 '잘 찍어놓고 편집은 왜 이렇게 했어?'라고 하셨다"며 "원래 의도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고 돌아봤다. '전우치'(2009), '군도'(2014) 등 사극 액션에서 두각을 나타낸 강동원은 "노비 역할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검을 쓰는 액션 또한 이전에 비해 자유롭고 감정 표현도 폭넓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배우 박정민은 양반에서 호위 무사로 변하는 종려 역을 맡았다. 그는 "처음에는 천영과 비슷한 검술을, 7년이 지난 뒤에는 조금 다른 느낌의 검술을 각각 표현하려고 했다"며 "천영보다 더 굵고 큰 검을 사용해 동작을 크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기존의 체제를 지키려는 선조(차승원), 백성을 버린 왕이라도 충성을 버리지 못하는 의병장 자령(진선규),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터전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범동(김신록), 무사에서 살인마로 변하는 왜군 겐신(정성일) 등이 나와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전, 란'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됐다. 일각에서는 팬데믹 이후 극장 관객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영화 산업이 위기를 맞은 만큼, 기존의 극장용 영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박도신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좋은 영화"라며 "대중성을 생각한다면 그 영화가 OTT라도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OTT 작품이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될 때마다 논란이 있지만, 논란 자체에 대해 질문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스크린 사이즈보다는 공동의 경험, 한 공간에서 작품을 공유하는 경험을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에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 고민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