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400%부터 시작…여의도 노후단지 재건축 '탄력'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중심지에 있는 서울·공작·수정·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시가 금융중심지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이들 단지의 도시계획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드물게 일반상업지역에 있는 단지여서 최고 70층(200m) 높이의 아파트가 지어질 전망이다.

2일 서울시와 영등포구에 따르면 최근 확정된 여의도 금융중심지 지구단위계획에 4개 단지의 도시계획이 반영됐다. 도시정비법에 규정돼 있지 않은 일반상업지역 아파트의 용적률 체계가 반영된 게 골자다. 용적률은 최대 800%, 높이는 200m로 제한된다.

지난해 서울아파트 소유자는 최고 75층으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 수립안을 주민 제안 방식으로 영등포구에 제출했다. 구는 사전검토를 거쳐 소유자 측에 보완 사항을 담은 조치계획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아파트와 진주아파트도 지난해 재건축 정비계획을 구에 제출해 열람공고를 마쳤다. 각각 49층, 466가구(용적률 478%)와 58층, 563가구(469%)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영등포구는 오는 12월께 결정고시되는 지구단위계획을 정비계획에 반영해 서울시에 입안을 요청할 예정이다. 여의도 재건축에서 속도가 가장 빠른 공작아파트는 2022년 49층, 570가구 정비계획이 확정됐고, 시공사로 대우건설이 선정돼 있다.

이들 단지가 주목받는 건 ‘일반상업지역’에 속해서다. 용적률은 기부채납 없이 최소 400%에서 기부채납을 활용할 경우 최대 800%까지 적용된다. 수정과 진주가 400%대에서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한 배경이다. 각종 기부채납 조건으로 통상 300%까지 짓는 일반 아파트보다 가격이 비싸다. 이들 단지는 420% 이상부터 800%까지 채우려면 용적률 증가분의 절반을 기부채납으로 부담해야 해 오히려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서울아파트는 나머지 3개 단지와도 다르다. ‘오피스’처럼 용적률을 1600%까지 올릴 수 있어서다. 가구 수가 192가구여서 도시정비법의 적용을 의무적으로 받는 ‘200가구 기준’을 피한다. 오피스처럼 건축법에 따른 상가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고, 일반적인 아파트처럼 도시정비법에 따른 재건축을 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 건축 조례에 따라 주거 용도는 400%로 제한돼 있다.

기부채납 없이도 용적률이 600%부터 시작되는 게 관심을 끈다. 여러 인센티브 항목을 충족하면 880%까지 채울 수 있다. 기부채납을 용적률 증가분의 절반만큼 내면 1600%까지도 올릴 수 있게 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