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임대주택 공급 '경고음'…4만가구, 3년째 첫삽 못떠
사업승인 후 3년이 지나도록 첫 삽을 뜨지 못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주택이 4만 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서민의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손명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사업승인을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물량은 6만8328가구로 집계됐다. 이를 위해 투입한 재정 지원액은 1조6000억원을 웃돈다.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은 LH가 직접 재원을 조달해 건설한 뒤 개인한테 임대하는 주택을 뜻한다.

사업승인 후 3년이 지나도록 착공하지 못한 물량도 3만9245가구나 됐다. 사업승인을 받고서 착공까지 걸리는 물리적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전체 미착공 물량의 57.4%가 장기 지연되고 있다는 뜻이다.

착공이 늦어지는 사유는 다양하다. 문화재 조사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유산청과 보존계획을 수립하거나 행정 처리를 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손 의원은 “공공임대주택은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아주 중요한 자원인데, 사업승인 3년이 경과하고도 착공되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LH는 승인 후 미착공 물량의 착공을 최우선으로 추진해 주택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LH 관계자는 “보상과 대지조성, 기반시설 설치, 관련기관 협의 등 승인 후 미착공 물량의 착공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선행 업무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