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에 심리학과 인공지능이 들어왔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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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투자자들이 대부분의 돈을 투자하는 자산을 들자면 부동산과 주식을 꼽을 수 있다. 부동산은 한번에 거래되는 금액이 크고, 투자기간이 비교적 장기적이라 침체기를 겪으면 활황기를 맞기도 한다.
그러나 주식의 경우엔 사정이 다르다. 우선 적은 금액으로도 참여가 가능해 성별, 나이를 가리지 않고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하루에도 수십퍼센트의 금액이 오르고 내린다. 몇 년치 이자를 하루만에 벌기도, 잃기도 한다.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이러한 현상에 익숙해지면 은행의 금리 정도는 피부에 와 닿지 않게 된다. 개인들이 큰 금액을 벌었다면 더욱 많은 금액에 도전하기 쉽다. 손해를 봤다고 하더라도 본전을 찾기 위해 물을 타는 행위를 하게 된다. 대개의 개인 투자자들이 비슷한 모습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계좌가 손실이 난 주식들로 즐비한 투자자들이 많다.
한국의 주식 시장을 전 세계 시장의 4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비교해보면 1%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주식 좀 한다는 전문가 중에는 “전날 미국의 증시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빠뜨리지 않는 사람이 많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기 때문에 미국 증시에 영향을 받는 외국인의 투자에 대한 정보를 아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다.
바야흐로 우리나라도 개인투자자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문제는 주식계좌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손해가 난 채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 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아무리 주식회사와 투자상품에 대한 정보가 많이 제공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개인들은 추세에 휩쓸리게 마련이다.
미국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련 주식이 훈풍을 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AI기업을 표방하는 회사들의 주식은 어떨까. 기대감에 개미들이 모여들어 ‘거품’을 만들지만, 한국의 AI 회사들은 외국 투자자들의 기준에서는 아직 수익도 나지 않고 원천기술도 없기 때문에 투자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멋 모르고 투자한 개미들만 손해보는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게 된다.
미국의 경우에 주식회사의 회장들을 이사회에서 선임하기도, 해임하기도 한다. 회사를 건전하게 운영하면서 높은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 주주에게 배당을 많이 하지 않는다면 임기를 연장하기 쉽지 않다.
한국의 주식회사들은 미국과는 거리가 있다 보니, 주주 입장에서는 투자에 대한 배당금도 없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손실을 냈다고 하더라도 대표이사가 책임을 지는 경우도 많지 않다.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이 오르기 만을 바라는 심정인데, 회사의 실적이 좋지 않다면 시스템과 큰 자본으로 투자하는 기관투자가들과 전문가들에 비해 주식투자로 돈을 버는 것은 애당초 가능한 게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사실을 이론으로 풀어낸 경제학자도 있다. <넛지>의 저자로 잘 알려진 리처드 탈러의 <행동경제학>에서는 투자자들이 이익이 나는 구간에서는 위험 회피적으로 행동하고, 손해가 나는 구간에서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손실회피편향이라고 한다. 주식투자에서 20% 손해를 보고 있는 사람은 신용카드 대금을 내기 위해 주식을 처분하기 보다 고리의 이자를 감내해서라도 대출을 받는 쪽을 선택하곤 한다. 주식이 더 떨어지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반대로 이익이 10% 나고 있다고 하면 굳이 손해볼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주식을 처분해서 필요한 지출을 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투자를 이어간다면 대부분의 계좌는 손해로 가득한 ‘쓰레기통’이 돼 버린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한 투자는 대체적으로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AI를 포함한 고도의 알고리즘을 사용한 투자를 하는 집단들이 늘어나고 있다. 퀀트 투자로 유명한 짐 사이먼스는 데이터 모델에 기반해 ‘메달리온 펀드’를 운영하면서 2002년부터 17년간 연평균 66%의 수익률을 올렸다. 그러나 개인들이 이러한 펀드에 접근하는 것은 쉽지않다.
지금까지 손실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 하는 주식 투자를 해왔다면 이익이 나는 쪽으로 상황을 바꾸기 위해 리처드 탈러의 손실회피편향을 거꾸로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손해를 보고 있는 주식을 특정 시점에 과감하게 손절하는 것이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어려운 실천항목이다. 주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50%프로 손해를 회복하려면 두배를 벌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김동철 한성대 교수(AI융합학과·공학박사)
그러나 주식의 경우엔 사정이 다르다. 우선 적은 금액으로도 참여가 가능해 성별, 나이를 가리지 않고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하루에도 수십퍼센트의 금액이 오르고 내린다. 몇 년치 이자를 하루만에 벌기도, 잃기도 한다.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이러한 현상에 익숙해지면 은행의 금리 정도는 피부에 와 닿지 않게 된다. 개인들이 큰 금액을 벌었다면 더욱 많은 금액에 도전하기 쉽다. 손해를 봤다고 하더라도 본전을 찾기 위해 물을 타는 행위를 하게 된다. 대개의 개인 투자자들이 비슷한 모습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계좌가 손실이 난 주식들로 즐비한 투자자들이 많다.
한국의 주식 시장을 전 세계 시장의 4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비교해보면 1%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주식 좀 한다는 전문가 중에는 “전날 미국의 증시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빠뜨리지 않는 사람이 많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기 때문에 미국 증시에 영향을 받는 외국인의 투자에 대한 정보를 아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다.
바야흐로 우리나라도 개인투자자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문제는 주식계좌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손해가 난 채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 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아무리 주식회사와 투자상품에 대한 정보가 많이 제공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개인들은 추세에 휩쓸리게 마련이다.
미국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련 주식이 훈풍을 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AI기업을 표방하는 회사들의 주식은 어떨까. 기대감에 개미들이 모여들어 ‘거품’을 만들지만, 한국의 AI 회사들은 외국 투자자들의 기준에서는 아직 수익도 나지 않고 원천기술도 없기 때문에 투자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멋 모르고 투자한 개미들만 손해보는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게 된다.
미국의 경우에 주식회사의 회장들을 이사회에서 선임하기도, 해임하기도 한다. 회사를 건전하게 운영하면서 높은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 주주에게 배당을 많이 하지 않는다면 임기를 연장하기 쉽지 않다.
한국의 주식회사들은 미국과는 거리가 있다 보니, 주주 입장에서는 투자에 대한 배당금도 없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손실을 냈다고 하더라도 대표이사가 책임을 지는 경우도 많지 않다.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이 오르기 만을 바라는 심정인데, 회사의 실적이 좋지 않다면 시스템과 큰 자본으로 투자하는 기관투자가들과 전문가들에 비해 주식투자로 돈을 버는 것은 애당초 가능한 게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사실을 이론으로 풀어낸 경제학자도 있다. <넛지>의 저자로 잘 알려진 리처드 탈러의 <행동경제학>에서는 투자자들이 이익이 나는 구간에서는 위험 회피적으로 행동하고, 손해가 나는 구간에서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손실회피편향이라고 한다. 주식투자에서 20% 손해를 보고 있는 사람은 신용카드 대금을 내기 위해 주식을 처분하기 보다 고리의 이자를 감내해서라도 대출을 받는 쪽을 선택하곤 한다. 주식이 더 떨어지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반대로 이익이 10% 나고 있다고 하면 굳이 손해볼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주식을 처분해서 필요한 지출을 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투자를 이어간다면 대부분의 계좌는 손해로 가득한 ‘쓰레기통’이 돼 버린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한 투자는 대체적으로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AI를 포함한 고도의 알고리즘을 사용한 투자를 하는 집단들이 늘어나고 있다. 퀀트 투자로 유명한 짐 사이먼스는 데이터 모델에 기반해 ‘메달리온 펀드’를 운영하면서 2002년부터 17년간 연평균 66%의 수익률을 올렸다. 그러나 개인들이 이러한 펀드에 접근하는 것은 쉽지않다.
지금까지 손실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 하는 주식 투자를 해왔다면 이익이 나는 쪽으로 상황을 바꾸기 위해 리처드 탈러의 손실회피편향을 거꾸로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손해를 보고 있는 주식을 특정 시점에 과감하게 손절하는 것이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어려운 실천항목이다. 주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50%프로 손해를 회복하려면 두배를 벌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김동철 한성대 교수(AI융합학과·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