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최경주의 소박한 목표 "커트 통과하려고 몸 만들었죠" [인터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인비테이셔널
"지난 3년간 페럼클럽에서 커트 통과를 못했어요(웃음). 올해는 한국에 일찍 와서 체력을 비축했고, 여유있게 준비했어요. 주말에도 후배들과 경쟁하고 싶습니다."
한국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최경주(54)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개최하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5000만원)을 앞두고 2일 밝힌 목표는 의외로 소박했다. 바로 커트 통과. 올해 KPGA투어 최고령 우승, 미국프로골프(PGA) 시니어 투어인 챔피언스 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더 시니어오픈에서 우승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전설답지 않은 목표였다.
최경주가 5개월 만에 다시 한번 KPGA투어 새 역사에 도전한다.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에서 아들뻘 선수들을 꺾고 최고령 우승 기록을 새로 쓴 이후 처음 나서는 한국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기록에 도전한다. 최경주는 "페럼클럽의 코스는 더시니어오픈이 열렸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에 비해 홀 너비, 전장 등이 큰 차이가 없다. 팟 벙커(항아리 벙커)가 없다는 정도만 다를 뿐"이라고 코스에 대한 만족감을 보였다. 그는 "연습 라운드에서 러프에 공이 가면 손목이 다칠까봐 치지 않고 나왔다"고 너스레를 떨며 "이번주에 열심히 달려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경주가 걸어온 길은 그 자체로 한국 골프의 역사를 보여준다. PGA투어에 진출한 첫 한국 선수였던 그는 2002년 콤팩 클래식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PGA투어 우승을 거뒀다. 이후 7승을 더 올리며 한국선수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한국인 최초로 PGA 챔피언스 투어에 진출해 이듬해 퓨어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그 역시 최초 기록이다. 지난 5월에는 한국프로골프(PGA)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 아들뻘 선수들을 꺾고 우승해 KPGA투어 최고령 우승을 새로 썼다. 지난 7월에는 미국과 유럽의 시니어투어 메이저 대회인 더 시니어오픈에서 우승했다. 올해 54세의 나이로 만들어낸 최고의 시즌은 치열한 자기관리의 결과물이다. 매일 스쿼트, 팔굽혀펴기, 스트레칭을 거르지 않고 한다.
그중 하나가 악력이다. 최경주는 "2년 전부터 매일 악력기로 손 힘을 키우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홈런을 잘치는 야구선수들의 비결이 강한 악력이라는 것을 들은 이후다. "야구선수들이 짧은 배트로도 힘을 잘쓰는건 손목, 악력 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헤드가 돌아가는 힘은 결국 손, 악력이기 때문이죠. 야구선수들은 악력기 무게를 200파운드로 해서 매일 훈련한다는데, 저는 처음에 200파운드로 시작하니 반은 커녕 제대로 누르지도 못하겠더군요. 지금은 140파운드로 매일 10번씩 훈련합니다. 그 덕분인지 큰 회전을 하지 않고 툭 치는데도 아이언이 쭉쭉 나가줍니다."
한국인 최초로 PGA투어에 진출해 첫 우승을 이룬 그는 올해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썼다. 바로 한국인 최초의 PGA 챔피언스투어 우승, 그것도 메이저 대회인 더 시니어오픈에서 우승을 거뒀다. 현역 시절 자신의 커리어에 마지막 아쉬움으로 남았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시니어 무대에서 완성한 것.
'오픈 챔피언'은 그의 입지를 한단계 더 끌어올려줬다. 최경주는 "챔피언스 투어 대회에는 티잉구역에서 주요 고객을 몇분 초청해 출전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더 시니어오픈 우승 이후 저를 늘 가운데 세워준다"며 "베른하르트 랑거, 프레드 커플스 등도 저를 만나면 '오, 오픈 챔피언!이라고 반겨주며 악수를 청하는데 참 감사하고,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챔피언스 투어에서 최경주는 한번 더 골프세계가 넓어졌다고 한다. 챔피언스투어 첫 데뷔 경기는 그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 "경기 시작전 연습장에서 저보다 나이가 지긋한 선수들이 6시간 동안 연습을 하는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직도 저보다 비거리가 50야드 이상 더 나가는 형들도 적지 않았죠. 선수들이 PGA투어에서 한가닥씩 하고 올라오신 분들인지라 어프로치, 퍼팅을 정말 잘합니다. 챔피언스투어에서 제가 막내인데도, 만만하게 보면 큰일나겠다 싶어 정신이 번쩍 들었죠." 그는 "챔피언스투어도 경쟁이 무척 치열하다. 대회 3일동안 꾸준히 6언더, 7언더파를 칠 수 있는 경기력이 있어야 우승할 수 있다. 경쟁에 대한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에게는 몸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챔피언스 투어에서도 상위권 선수 대부분은 경기 세시간 전에 나와서 테라피, 트레이닝, 샷 연습을 하고 경기 뒤에도 꼭 연습을 합니다. 루틴이 PGA투어 현역 못지 않죠. 매해 젊은 친구들이 들어와 제가 발전하지 않으면 곧바로 도태됩니다." 그는 후배들에게 "젊었을 때 성과를 내는 선수들은 나이가 들어도 또 성과를 낼 수 있는 DNA가 있다"며 "지금부터라 규칙적이고 절제된 생활, 제대로된 훈련을 해야 롱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경주는 3일 오후 12시 40분 1번홀(파4)에서 이 대회 첫 티샷을 한다. 디펜딩 챔피언 함정우,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 장유빈과 경쟁한다.
여주 =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한국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최경주(54)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개최하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5000만원)을 앞두고 2일 밝힌 목표는 의외로 소박했다. 바로 커트 통과. 올해 KPGA투어 최고령 우승, 미국프로골프(PGA) 시니어 투어인 챔피언스 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더 시니어오픈에서 우승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전설답지 않은 목표였다.
최경주가 5개월 만에 다시 한번 KPGA투어 새 역사에 도전한다.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에서 아들뻘 선수들을 꺾고 최고령 우승 기록을 새로 쓴 이후 처음 나서는 한국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기록에 도전한다. 최경주는 "페럼클럽의 코스는 더시니어오픈이 열렸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에 비해 홀 너비, 전장 등이 큰 차이가 없다. 팟 벙커(항아리 벙커)가 없다는 정도만 다를 뿐"이라고 코스에 대한 만족감을 보였다. 그는 "연습 라운드에서 러프에 공이 가면 손목이 다칠까봐 치지 않고 나왔다"고 너스레를 떨며 "이번주에 열심히 달려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경주가 걸어온 길은 그 자체로 한국 골프의 역사를 보여준다. PGA투어에 진출한 첫 한국 선수였던 그는 2002년 콤팩 클래식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PGA투어 우승을 거뒀다. 이후 7승을 더 올리며 한국선수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한국인 최초로 PGA 챔피언스 투어에 진출해 이듬해 퓨어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그 역시 최초 기록이다. 지난 5월에는 한국프로골프(PGA)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 아들뻘 선수들을 꺾고 우승해 KPGA투어 최고령 우승을 새로 썼다. 지난 7월에는 미국과 유럽의 시니어투어 메이저 대회인 더 시니어오픈에서 우승했다. 올해 54세의 나이로 만들어낸 최고의 시즌은 치열한 자기관리의 결과물이다. 매일 스쿼트, 팔굽혀펴기, 스트레칭을 거르지 않고 한다.
그중 하나가 악력이다. 최경주는 "2년 전부터 매일 악력기로 손 힘을 키우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홈런을 잘치는 야구선수들의 비결이 강한 악력이라는 것을 들은 이후다. "야구선수들이 짧은 배트로도 힘을 잘쓰는건 손목, 악력 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헤드가 돌아가는 힘은 결국 손, 악력이기 때문이죠. 야구선수들은 악력기 무게를 200파운드로 해서 매일 훈련한다는데, 저는 처음에 200파운드로 시작하니 반은 커녕 제대로 누르지도 못하겠더군요. 지금은 140파운드로 매일 10번씩 훈련합니다. 그 덕분인지 큰 회전을 하지 않고 툭 치는데도 아이언이 쭉쭉 나가줍니다."
한국인 최초로 PGA투어에 진출해 첫 우승을 이룬 그는 올해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썼다. 바로 한국인 최초의 PGA 챔피언스투어 우승, 그것도 메이저 대회인 더 시니어오픈에서 우승을 거뒀다. 현역 시절 자신의 커리어에 마지막 아쉬움으로 남았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시니어 무대에서 완성한 것.
'오픈 챔피언'은 그의 입지를 한단계 더 끌어올려줬다. 최경주는 "챔피언스 투어 대회에는 티잉구역에서 주요 고객을 몇분 초청해 출전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더 시니어오픈 우승 이후 저를 늘 가운데 세워준다"며 "베른하르트 랑거, 프레드 커플스 등도 저를 만나면 '오, 오픈 챔피언!이라고 반겨주며 악수를 청하는데 참 감사하고,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챔피언스 투어에서 최경주는 한번 더 골프세계가 넓어졌다고 한다. 챔피언스투어 첫 데뷔 경기는 그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 "경기 시작전 연습장에서 저보다 나이가 지긋한 선수들이 6시간 동안 연습을 하는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직도 저보다 비거리가 50야드 이상 더 나가는 형들도 적지 않았죠. 선수들이 PGA투어에서 한가닥씩 하고 올라오신 분들인지라 어프로치, 퍼팅을 정말 잘합니다. 챔피언스투어에서 제가 막내인데도, 만만하게 보면 큰일나겠다 싶어 정신이 번쩍 들었죠." 그는 "챔피언스투어도 경쟁이 무척 치열하다. 대회 3일동안 꾸준히 6언더, 7언더파를 칠 수 있는 경기력이 있어야 우승할 수 있다. 경쟁에 대한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에게는 몸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챔피언스 투어에서도 상위권 선수 대부분은 경기 세시간 전에 나와서 테라피, 트레이닝, 샷 연습을 하고 경기 뒤에도 꼭 연습을 합니다. 루틴이 PGA투어 현역 못지 않죠. 매해 젊은 친구들이 들어와 제가 발전하지 않으면 곧바로 도태됩니다." 그는 후배들에게 "젊었을 때 성과를 내는 선수들은 나이가 들어도 또 성과를 낼 수 있는 DNA가 있다"며 "지금부터라 규칙적이고 절제된 생활, 제대로된 훈련을 해야 롱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경주는 3일 오후 12시 40분 1번홀(파4)에서 이 대회 첫 티샷을 한다. 디펜딩 챔피언 함정우,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 장유빈과 경쟁한다.
여주 =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