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안무가] 몸짓만으로 상실·허무 그린 '전설의 안무가'
192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롤랑 프티(사진)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발레 안무가다. 9세 때 파리 오페라발레학교에 입학해 16세에 파리 오페라발레단원이 됐다. 19세에 솔리스트로 승급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난 무용수였다. 안무에도 재능을 보인 그는 1942년 데뷔작 ‘점핑’을 선보였고 2년 뒤 무용수 커리어를 접은 뒤 안무가의 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프티는 1945년 샹젤리제 발레단, 1948년 롤랑 프티 파리발레단 등 유수 발레단을 창단했다. 고전 발레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판타지와 현대적 사실주의의 요소를 결합한 발레를 꾸준히 선보였다. 주로 상실과 허무에 빠진 인간의 모습을 강렬하게 표현한 작품을 발표하며 세계적 안무가 반열에 올랐다. 그가 명성을 얻으면서 프랑스가 19세기 러시아로 넘어간 발레 명가로서의 주도권을 다시 찾아왔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