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예보 한도' 책임공방에...1억 인상 급물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기관이 파산해도 기관당 최대 5000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 예금보호제도의 한도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무위원장이 여당이라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국민의힘에서 되려 "여당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오히려 민주당이 관련 논의를 좌절시켰다"고 반박하자 업계에선 "여야가 서로에게 한도 인상 실패의 책임을 덮어씌우려 하고 있어, 오히려 한도를 1억으로 인상하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일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한도 인상을)민주당이 작년에 이미 당론 법안으로 추진한 바 있는데 여당이 계속 이런 식으로 지지부진하게 끌고 가면 패스트트랙 지정을 해서라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금융시장의 불안정성과 위험성이 극히 높아지고 있어, 만에 하나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계속 신속하게 처리하자고 하는데도 여당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며 "이 법안이 정무위 소관이다 보니까 정무위원장을 여당이 맡고 있는데 처리를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윤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3월 미국의 ‘SVB 파산 사태’ 당시에 예보 한도를 높이는 논의가 점화됐지만, 금융시장에 불필요한 불안을 줄 수 있기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당시 정무위원장은 민주당에서 맡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22대 국회에 들어와서도 민주당에서 제게 공식적으로 예금자보호법 처리를 요청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오히려 예보 한도를 1억으로 올리는 논의를 추진하겠다며, 민주당도 이에 호응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논의 시기를 고민 중이었는데, 이 대표가 먼저 좋은 제안을 해주셨으니 함께 적극적으로 검토에 들어갈 일만 남은 듯하다"며 "이 대표가 진정 국민과 민생을 생각한다면 가능성이 없는 뱅크런과 같은 공포를 부추기는 선동과 가짜뉴스 유포를 멈춰달라"고 지적했다.


전범진기자 forward@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