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의 파업, 이란의 공격…불안한 10월의 시작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0월 1일 월요일>

10월 첫 거래일부터 나쁜 뉴스들이 터졌습니다. 1977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동남부 36개 항구에서 4만5000명의 항만 노동자가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미국 물동량의 거의 절반이 영향을 받게 됐습니다. 중동에서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수백 발의 미사일을 쐈습니다. 이스라엘도 대응 방침을 밝혔고요. 1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미국 달러(+0.4%), 금(+1.2%), 국채는 '안전자산 선호'로 인해 모두 상승했고요. 월가는 아직은 중동 분쟁이 이란-이스라엘 전면전으로 번지지 않을 것이고,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가로막을 것으로 보진 않습니다. 항구 파업은 장기화하지 않을 것으로 희망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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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전부터 시끄러웠습니다. 항구 파업이 자정부터 시작됐습니다.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미국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공급망 혼란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지만, 이미 많은 화물이 앞당겨 수출입 되거나 서부 항구로 행했습니다.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은 고려하고 있지만 않지만, 필요하다면 태프트-하틀리 법을 발동해 80일간 직장 복귀를 명령할 수 있습니다.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에 대한 추산은 다양합니다. 콘퍼런스 보드는 하루 손실이 약 5억4000만 달러라고 추산했지만, JP모건은 하루 38억~45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며칠 동안 이어지는 파업은 시장을 크게 긴장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몇 주 동안 지속하는 장기 파업은 글로벌 공급망 혼란 수준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10~11월 혼란 심화로 태평양을 횡단하는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파업은 오는 금요일 발표될 9월 고용보고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10월 고용보고서에는 확실히 영향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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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아침부터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뉴욕 증시가 개장할 무렵엔 백악관이 직접 "이란이 탄도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란은 지난 7월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에 따른 보복 공격을 미뤄왔는데요. 이스라엘이 최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공습해 사살하고 레바논에 특수군을 투입해 지상 작전에 나서자 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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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 30분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2% 안팎의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10시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가 발표됐습니다. 채용 공고는 804만 건으로 7월 771만 건보다 약 30만 건 증가했습니다. 월가 예상 764만 건보다도 많았고요. 채용 공수는 2022년 한때 1200만 건까지 증가했다가 지난달에는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인 700만 건대로 떨어졌었지요. 이에 따라 실업자 1인당 채용 공고는 7월 1.08개→8월 1.13개로 약간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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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인구 대비 비율은 다음과 같이 변했습니다.
▲구인율 : 4.6→4.8%
▲채용률 : 3.4→3.3%
▲퇴직률 : 3.4→3.1%
▲(자발적)이직률 : 2.1→1.9%
▲해고율 :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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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파고는 "실업자 1인당 채용 공고가 1.13개로 약간 상승하는 등 전반적으로 8월 JOLTS 보고서는 노동 수요가 추세를 벗어나 급격히 악화하지는 않고 있다는 약간의 위안을 제공한다. 해고와 퇴직률은 아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표면 아래에서 채용률과 (근로자의 고용 자신감을 나타내는) 이직률은 노동 시장이 상당히 약했던 2013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정체되었다. 종합하면 채용 공고의 반등과 여전히 낮은 해고율은 여전히 건강한 노동 시장을 암시한다. 그렇지만 2010년대 중반 수준으로 떨어진 채용 및 이직률은 전망을 확신하기 어렵게 만든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이코노미스트는 "해고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대량 해고는 없지만, 저조한 채용/이직률은 새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큰 상황을 나타낸다. 채용 공고가 804만 개로 다시 증가했지만, 이 데이터는 변동성이 심하고 노동 시장은 냉각되고 있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향후 보고서에서는 채용 공고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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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8월과 같은 47.2를 유지했습니다. 월가 컨센서스 47.5보다 약간 낮았습니다. 6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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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지수를 보면 △신규 주문은 약간 개선되었지만(44.6→46.1), 여전히 위축 국면에 있습니다. 하지만 △고용(46.0→43.9)이 더욱 악화하여 감축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을 시사했습니다. 다행인 것은 △지불 가격이 54.0→48.3으로 떨어져 2023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위축세로 돌아섰다는 것입니다.

기업들의 답변에선 이들이 금리와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사라지길 기다리고 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가구 업체는 "2025년 사업계획을 정하기 전에 금리가 떨어지고 선거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답했고, 가공금속 업체는 "자본 지출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가장 큰 과제다. 금리와 정책 변화로 무엇을 계획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가장 큰 역풍"이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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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뱅크는 "제조업에선 큰 변화가 없다. 신규 수요는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일자리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 데이터는 도전적 상황을 보여주지만 앞으로 낙관할 만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지불 가격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작년 말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서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어온 부문에 대한 희망도 약간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8월 건설지출은 전달보다 0.1% 감소했습니다. 3개월 연속 감소세입니다. 0.2% 증가할 것이란 예상을 밑돌았습니다. 높은 금리, 높은 운영 비용이 여전히 건설업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죠. 다만 이자율이 낮아지면 서서히 활동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제 데이터가 쏟아진 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3분기 GDP 추정치를 기존 3.1%에서 2.5%로 크게 하향 조정했습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ISM 제조업 PMI와 건설지출은 예상을 약간 밑돌았지만, 채용 공고는 예상보다 많았다"라며 3.2% 성장 추정치를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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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의 11월 25bp 인하 베팅도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가 혼조세를 보였기 때문이겠죠. 25bp 인하 베팅은 어제 65.3%→63.6%로 살짝 낮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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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관심은 경제 데이터보다는 중동에 쏠렸습니다. 백악관의 경고가 나온 뒤 내림세는 심화했습니다. 그리고 정오 즈음에 이란이 미사일 180여 발을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 미사일을 쐈다. 90%가 목표물에 성공적으로 명중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이스라엘과 미국은 큰 피해는 없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을 격퇴했으며, 효과를 못 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보복을 다짐했지만, "우리가 결정하는 장소와 시간에 보복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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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는 이후 약간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93%, 나스닥은 1.53% 하락했습니다. 다우는 0.41% 내렸고요. 나스닥이 한때 2% 넘게, S&P500 지수가 1.5% 가까이 내리던 것에 비하면 저점에서 일부 반등한 것이죠. 다만 저가매수세가 아주 강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거래량도 평소보다 적었고요, XTB의 캐슬린 브룩스 리서치 디렉터는 "시장은 관망 상태에 있다. 다음 24시간은 이 상황이 얼마나 확대되는지, 안전자산 매수가 정당한지 확인하는 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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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는 한때 5% 넘게 급등했었는데요. 오후 4시 40분께에는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으로 3.68% 오른 배럴당 70.68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이에 에너지 업종이 2.24%나 폭등했습니다. △유틸리티(0.81%) △커뮤니케이션 서비스(0.40%) 등 3개 업종만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빅테크 대부분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IT 엄종은 가장 나쁜 2.66%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엔비디아가 3.66% △애플이 2.91% △마이크로소프트가 2.23%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테슬라(-1.38%)와 △아마존(-0.64%)도 하락했고요. 애플에 대해 바클레이스는 "아이폰 16 판매가 첫 주에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라면서 비중축소 등급을 유지했습니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은행, 소매, 부동산(REIT), 운송, 자동차, 화장품, 태양광 주식들도 저조했습니다. 베트스바이(-1.9%), 타겟(-2.4%)등 유통업종은 항만 파업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록히드 마틴은 중동 위기 고조로 3.64%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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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마감 뒤 실적을 공개한 나이키는 장외 거래에서 크게 내리고 있습니다. 1분기 주당순이익은 0.70달러로 시장 추정 0.53달러를 크게 앞섰지만, 매출은 116억 달러로 예상 116억5000만 달러를 살짝 밑돌았습니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10% 감소한 것입니다. 특히 투자자들을 걱정시킨 것은 연간 가이던스를 철회하고, 예정됐던 '투자자의 날' 행사를 취소한 것입니다. 나이키는 "1분기 실적은 대체로 우리 기대에 부응했다. 마진 개선은 제품 생산과 물류, 창고 비용 절감 및 전략적 가격 책정을 통해 이뤄졌다. 우리는 엘리엇 힐이 새 CEO로 돌아오는 것으로 결정되어 활력을 얻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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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채권 시장에서 국채 수익률은 급락했습니다. 오후 5시께 국채 10년물은 7.2bp 내린 3.73%, 2년물은 4.5bp 하락한 3.606%에 거래됐습니다. 경제 지표가 그리 좋지 못했던 데다, 지정학적 불안감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가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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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지수(VIX)는 거의 한 달 만에 최고치인 19.28로 뛰었습니다.

통상 10월에는 ▲1929년 대공황의 시작 ▲1987년 블랙먼데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 나쁜 일들이 몰려서 터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동 위기, 파업 등이 그런 나쁜 일로 번질까요?

에버코어 ISI는 "이란의 공격은 미국을 끌어들이고, 석유 시장을 교란할 수 있는 더 넓은 지역 분쟁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확전의 악순환이 통제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초기 보도에 따르면 많은 미사일이 요격되었지만 몇 차례 명중도 있었다. 이스라엘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즉각적으로 이란을 강하게 타격하거나 헤즈볼라를 해체하는 데 집중한 뒤 다시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UBS는 "중동의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며, 더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본 시나리오는 여전히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이 아니다. 세계 시장은 가끔 중동 갈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면전은 가정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변동성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은 지정학적 위험, 미국 대선에 따른 정책 변경 위험에 대한 헤지로서 매력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금은 오늘 1.2%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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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데니 리서치는 "지난 1년 동안 강세장에서 가장 큰 위험 시나리오는 중동 전쟁이 확대되는 것이었다. 현재로서는 우리는 주관적 확률을 고수하고 있다. 50%는 2020년대 호황의 재현, 30%는 1990년대 스타일의 버블 형성 및 멜트업, 20%는 1970년대를 연상시키는 지정학적 혼란의 재현"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은 8월 초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어려움을 겪은 뒤 금세 회복했고 그 이후 상승세를 지속했습니다. 변동성이 크게 줄었지만, 앞으로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는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우선 금요일에 9월 고용보고서가 나오고요. 10일에는 9월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됩니다. (오늘 유럽에서는 1.8%로 예상보다 더 낮은 수치가 나왔습니다) 또 11일부터는 3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대선은 자꾸 다가오고 있습니다. 찰스 슈왑은 "앞으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뷰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어제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올해 두 번의 회의에서 각각 25bp를 내리는 게 기본이라고 한 것도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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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도 오늘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비슷한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① 시장이 너무 많은 금리 인하를 바란다
"단기 금리에 반영된 완화의 양은 엄청나다. 더 많은 완화의 여지가 있다고 믿지만, 시장 예상만큼은 아니다. 현재 대부분의 정부 정책이 디플레이션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더 가까우므로 실현되기는 어렵다"

② 미국 경제 2~3% 속도로 계속 성장
"착륙은 보이지 않는다. 경제의 일부 부문은 정말 잘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잘 안 되는 부문에 집중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③ 시장 좋을 것, 대선 영향 미미
"경제가 확장됨에 따라 기업 이익이 좋아질 것이다. 높은 밸류에이션과 일부 지정학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실제적인 체계적 위험에 직면하지 않았다" "매 4년 선거가 있을 때마다 모든 사람이 시장에 극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반복해서 본다"

④ 중국 투자 경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가장 큰 지원국은 중국이다. 적어도 그것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어떤 판단을 내리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충분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