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스라엘 공격한 이란…장중 5% 폭등한 유가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적 충돌로 한때 5% 넘게 폭등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66달러(2.44%) 급등한 배럴당 69.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86달러(2.59%) 뛴 배럴당 73.56달러에 마감했다.
결국 이스라엘 공격한 이란…장중 5% 폭등한 유가 [오늘의 유가]
이날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하면서 중동 긴장이 전면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공포심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을 겨냥해 약 180발의 탄도미사일을 포격했다. 지난 4월 13∼14일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지 5개월여만이다.

이란은 "(이스라엘 공격에 의해 사망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앞서 이스라엘의 습격으로 반(反)이스라엘 군사세력의 수장들이 잇따라 사망하자 이란은 보복을 공언해왔다. 이후 두 달여 간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보복 시기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었다. 이번 집중 포격으로 전면전에 대한 공포심이 확산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극에 달했다.
WTI 가격은 장 중 5.53%까지 오름폭을 확대하며 높은 수준의 불안감을 반영하기도 했다. 이란이 포격을 멈추면서 유가는 오름폭을 줄였다.

RBC캐피털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상품 전략 책임자는 "중동 전쟁을 두고 많은 안일함이 있었다"며 "트레이더들이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석유 공급이 중단될 위협을 대체로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이스라엘이 대응 사격을 하면서 이란의 핵 시설이나 석유 인프라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지 봐야 한다"며 "이란은 현재 하루 5년래 최고인 3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하는데 이란발 석유 공급이 어려워지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스라엘 공격한 이란…장중 5% 폭등한 유가 [오늘의 유가]
래피디언에너지의 밥 맥널리 대표는 "이번 공격이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란의 공격이 닿은 범위와 피해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이는 결국 이스라엘의 대응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분석했. 맥널리는 "4월처럼 이란이 공격에 실패하고 이스라엘이 교전을 자제한다면 원유의 위험 프리미엄은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테랑 석유 시장 감시자이자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빌 패런 프라이스는 "이번 사태는 심각하게 유가 급등을 정당화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이전에도 이런 사태를 겪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쟁이 더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유가 상승을 촉발하려면 걸프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여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