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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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쌀값이 폭등하고 있는 일본에서 포장된 즉석밥 제품도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3일 일본식량신문에 따르면 식품업체인 에치고세이카는 지난달 12일 포장된 즉석밥 상품인 '일본의 밥' 시리즈 판매를 긴급 종료했다. 쌀 부족 사태로 인해 비축 수요가 높아지면서 주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제품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이른 것이다.

일본의 밥 시리즈는 독자적인 고압 제조 방식을 사용해 밥맛을 끌어올린 에치고세이카의 주력 상품이다. 그러나 원료인 니가타현산 고시히카리 쌀을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해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 12월 초 리뉴얼된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 일시적인 판매 중단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 영향은 절대 작지 않다는 것이 일본식량신문의 분석이다.

현재 일본은 지난해 폭염·폭우로 인해 주요 산지의 쌀 생산량이 감소한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지며 극심한 쌀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여기에 관광 등 목적의 방일 외국인 수가 늘어나면서 쌀 소비량은 급증한 상황이다.

지난 8월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한 뒤 '난카이 트로프 지진 임시 정보(거대지진 주의)'가 발령된 것도 수요에 영향을 끼쳤단 분석이 나온다. 구호물자로 즉석밥을 비축하려는 소비자들의 주문이 쇄도한 것이다. 식품 업체들은 갑작스러운 수요에 직면해 재고 부족에 시달려왔다.

결국 주요 식품 업체는 즉석밥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지난달 사토 식품은 오는 12월부터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에치고세이카도 그 뒤를 이어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한편, 한국은 일본과 정반대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정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보다 북쪽에 위치해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에도 쌀 생산량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또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어 재고 증가에 따른 쌀값 하락이 우려된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