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네이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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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버스 안에서 팔이 닿았다는 이유로 만 3세인 아이와 60대 시어머니가 여성 승객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는 사연이 올라와 온라인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다.

3일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2일 네이트판에는 '부산 버스 아동, 노인 폭행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두 아이 엄마라는 글쓴이 A 씨는 "맞벌이 가정이라 평소에도 저를 많이 도와주시던 시어머니께서 둘째를 봐주시겠다고 공휴일인 1일 아이를 데리고 가셨고 다음 날인 2일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집으로 오던 중 발생한 사건"이라고 전말을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시어머니 B씨는 전날 오전 8시 20분쯤 손주의 등원을 위해 부산 77번 버스에 탑승했다. 두 명이 앉는 자리에 B씨는 아이를 안고 앉았고, 옆에는 20대 여성 승객 C씨가 앉아 있었다.

A씨는 "시어머니가 아이의 다리를 잘 감싼 채 다시 한번 들어 올리던 중 팔 부분이 여성에게 닿았다고 한다"며 "그 순간 방어할 시간도 없이 여성분이 아이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고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손바닥으로 여러 차례 공격이 가해졌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이의 양쪽 코에서 코피가 났고 반사적으로 시어머니는 두 팔로 아이의 얼굴을 막았으나 여성은 막고 있던 팔을 한 손으로 잡아끌고 이빨로 물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러한 소동이 일자 버스는 멈췄고 주변 승객들이 같이 여성을 막고 신고했다. 이후 B씨는 관할 지구대로 인계됐고, A씨 가족은 진술서를 작성하고 나왔다.
사진출처=네이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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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젊은 여성이 아동 폭행에 이어 노인을 폭행할 거라고 거기 있던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며 "이제 2020년생 만 3세인 아이와 1957년생 할머니를 폭행하다니 설령 불편했다 하더라도 말 한마디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말이다. 손이 떨릴 정도로 화가 나고 그 공포감에 있었을 두 사람에게 정말 미안하다"라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이어 "어머님은 한 여성 승객이 적극적으로 막고 끝까지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더 큰 사고가 났을 거라며 울며 감사해하셨다. 글을 보실지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감사하다. 신고해 주신 분도, 함께 막아준 분들 모두 우리 가족의 은인"이라고 말했다.

가해자는 본인의 병력을 이야기하며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C씨) 본인이 느끼기에 아이가 산만했으며 본인은 분노조절장애가 있다고 주장하고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다"며 "이해할 수 없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와 노인을 그렇게 폭행하는 게 정당한 이유인지, 그걸로 본인의 죄를 벗어날 생각부터 하는 게 너무 화난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분노스럽다 못해 감히 표현할 말이 없다. 가해자로부터 아이를 지키느라 대응 한번 못한 할머니의 억장은 이미 무너졌다.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으며 응당한 벌을 받게 할 거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분노조절장애? 어이가 없다. 옆에 앉아있던 사람이 덩치 큰 남성이었어도 저렇게 했을까. 아이도 어머니도 쾌차 바라고 마음의 상처도 잘 치유되시길 바란다", "상처가 생각보다 깊다. 선처 없길 바란다", "아이가 산만한 게 싫으면 자리를 옮기면 되지 왜 사람을 때리나. 그것도 노인과 아이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