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중동 긴장 고조로 수세에 몰리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한 생활비 안정이 국제 유가 급등으로 위협받고 있고, 아랍계 유권자들은 미국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반발하며 지지층에서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셰일업체 콘티넨털리소시스의 해럴드 햄 창업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을 중동의 유가 충격에 비정상적으로 취약한 국가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가 급등에 대처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비축유(SPR)를 수시로 방출한 것을 가리켜 “SPR이 고갈됐고 미국 원유 재고는 수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란 미사일에 국제유가 폭등…수세몰린 해리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 미들랜드에서 열린 비공개 모금 행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청정에너지 및 기후 정책이 미국의 석유 생산량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석유업계 경영진이 대거 참석한 자리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환경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약속하며 친(親)화석연료 정책을 강조했다. FT는 “추가 유가 상승은 생활필수품 가격 인하를 공약으로 내건 해리스 부통령에게 불편한 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날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아랍계 미국인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아메리칸연구소(AAI)가 지난달 9~20일 아랍계 미국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42%와 41%를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당시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로부터 얻은 지지율(59%)보다 18%포인트 낮은 수치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