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자본과 해상풍력발전 터빈·기자재 업체들이 한국에 눈독을 들이는 건 마지막 남은 알짜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2030년 국내 해상풍력발전 시장이 1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시행사(디벨로퍼), 설계조달시공(EPC) 기업, 부품·기자재 업체로 연결되는 산업 생태계가 약해 외국 기업의 진출이 쉬운 것으로 평가된다.

3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향후 2년간 7~8GW 규모의 해상풍력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7~8GW 발전용량은 원자력발전소 8기에 맞먹는 규모로, GW당 7조원 수준인 사업비를 감안하면 총사업 규모가 5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산업부는 2030년 국내 풍력 설비가 18.3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 규모가 100조원 넘는 대형 시장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는 데 비해 국내 역량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국내에서 금융 조달 등 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벨로퍼 분야가 대표적이다. 풍력발전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남동발전이 사업자로 뛰어들었다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막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파도를 넘으려면 덴마크 등 유럽의 풍력발전 강자들과 협력을 공고히 하며 자생적인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 1위 풍력발전용 터빈 제조기업인 베스타스만 해도 전남 목포 신항 배후단지에 터빈 공장을 짓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