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먼 자들의 나라에 발을 내딛기로 결심했다” [서평]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나는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
앤드루 릴런드 지음
송섬별 옮김/어크로스
432쪽|2만2000원
앤드루 릴런드 지음
송섬별 옮김/어크로스
432쪽|2만2000원

<나는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는 미국 작가 앤드루 릴런드의 책이다. 40대인 그는 10대 시절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았다. 조금씩 시력이 감소해 실명에 이르는 유전성 질환이다. 아들의 졸업식과 아내의 미소를 볼 수 없을 거라는 슬픔에 시달리던 그는 언젠가 자신이 살게 될 ‘눈먼 자들의 나라’에 과감히 발을 내딛기로 결심했다.
![“나는 눈먼 자들의 나라에 발을 내딛기로 결심했다” [서평]](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1.38203457.1.jpg)
현실과 편견은 그에게 기대되는 보호자, 양육자, 남편, 아버지라는 역할을 좌절시켰다. 자기 무의식 속에 자리한 ‘가부장이 되고 싶은 욕망’, 그리고 ‘볼 수 없다는 것은 곧 무능하다는 것’이란 사회 통념을 깨닫게 했다.
릴런드 가족은 이런 통념이 사라진 곳에서 돌봄과 사랑의 방식을 찾았다. 아내는 릴런드가 넘어지지 않게 자기 신발을 항상 옆으로 치워두고, 편하게 음식을 찾을 수 있도록 냉장고를 정리했다. 릴런드는 점자를 배워 예전처럼 아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매끄럽게 정리된 세계가 아닌 불편한 문제들이 산적한 세계에서 사랑하는 법을 배워갔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