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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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까지 '역대 최장 열대야'를 겪은 냉방가전업계의 판매 공식이 바뀌고 있다. 초가을 무더위로 에어컨과 선풍기, 서큘레이터 등 냉방가전의 8~9월 판매량이 성수기인 7월달에 버금가게 늘면서 업계는 때 아닌 특수를 누렸다.

4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에어컨의 8~9월 매출 비중은 25.4%로 처음으로 성수기인 7월 매출 비중(18.6%)을 넘겼다. 서큘레이터와 선풍기의 8~9월 매출 비중은 각각 20.8%, 21.7%를 기록하며 27.4%인 7월 매출을 다소 밑돌았다.

특히 9월달의 매출 증가세가 도드라졌다. 에어컨의 전년 동기 대비 9월 매출 증가율은 188.7%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선풍기가 160%, 서큘레이터가 88%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신일전자에 따르면 선풍기의 8~9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5% 오르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냉방가전 판매는 6월부터 시작해 7월에 정점을 찍고 마무리되는 추세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이상기후로 소비자의 냉장가전 구매 시기가 지난해보다 길어졌다"며 "초가을까지 이어지는 폭염으로 추석 선물로 에어컨을 장만하는 새로운 경향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4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일최저기온은 20.9도였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보편화된 1973년 이후 9월 중 가장 무더웠다. 전국 평균 일최고기온도 29.6도를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냉방가전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에어컨업계 관계자는 "성수기인 7~8월과 비교해 9월에는 별도의 예약 없이 곧바로 에어컨 설치가 가능했다"며 "편리한 서비스와 무더한 더위가 맞물려 판매량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냉방가전도 판매량 증가세가 뚜렷했다. 쿠쿠홈시스에 따르면 8~9월 창문형 에어컨의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은 160% 늘었다. 제습기, 제빙기 판매는 각각 72%, 46% 증가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