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 책상위에 놓인 폴더블폰/사진출처=조선중앙통신
김정은 국무위원장 책상위에 놓인 폴더블폰/사진출처=조선중앙통신
기술 발전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스마트폰 보급률이 90%를 넘어가면서 북한 스마트폰 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포착된대 이어 지난달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것으로 추정되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주목받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를 시찰한 현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화제가 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3월까지 바 형태의 스마트폰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스마트폰을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사진에 포착된 연보라색 스마트폰은 케이스가 씌워져 있어 정확한 제조사를 알기 어려웠지만 삼성 갤럭시 플립의 경우 힌지 부분에 제조사인 'SAMSUNG'을 새기는 것과 달리 포착된 스마트폰 힌지 부분엔 어떠한 글씨도 새겨져 있지 않았다. 이에 갤럭시Z플립과 유사한 형태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들고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중국 브랜드와 똑같다며 비교한 사진이 한차례 화제가 됐다. 거론된 중국 브랜드는 '오포(OPPO) Find N2 플립'이다 대다수의 중국 누리꾼들은 오포의 폴더블 폰이 맞다는데 동의했지만 한 누리꾼은 본인이 다니는 회사가 북한 휴대전화 브랜드인 '아리랑'의 부품을 제공한 적이 있다며 북한 브랜드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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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북한이 코로나19 이후 출시한 스마트폰 대부분은 중국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기기에 북한 내부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스팀슨 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은 지난 24일 열린 '북한의 2024 스마트폰(지능형 손전화) 간담회'에서 "지난해 말 평양에서 열린 '경공업제품전시회'에서 새로운 기업의 휴대전화 기기들이 나타났는데, 이는 중국 회사에서 만든 휴대전화에 북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이후 휴전선 너머의 북한 주민들 사이 스마트폰이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싱크탱크 크림슨센터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이 지난 24일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공개한 '2024 북한의 스마트폰'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650만~7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기준 북한의 국민총소득은 158만 9000원으로 대한민국의 30분의 1(3.4%)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고위층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구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스마트폰 '삼태성8'./사진 출처=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스마트폰 '삼태성8'./사진 출처=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은 규제가 매우 심한 국가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은 1인 1 전자기기 사용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특히 외부 미디어에 대한 것도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북한 내 모든 스마트폰에는 사용을 감시·통제하는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있고, 인터넷 접속, 미디어, 국제 전화, 문자 메시지 송수신도 통제받는다.

북한은 인터넷이 개방돼 있지 않아 북한 주민들은 '광명망'이라고 불리는 자체 인트라넷을 통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도 자료 검색과 다운로드 배달 음식 주문, 온라인 쇼핑몰 이용 등을 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음성 인식과 얼굴 인식과 같은 첨단 기술이 적용됐으며 '울림'이라 불리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도 도입됐다

이 같은 통제에도 불구하고 보고서에는 북한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종류는 2배 이상 늘었다고 진단했다.

현재 북한의 대표적인 휴대전화 브랜드로는 아리랑정보기술사에서 만든 '아리랑', 만경대정보기술사의 '진달래', 광야무역회사의 '길동무', '청송', '삼태성', '화원', '진달래', '푸른하늘'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청송의 폴더블폰 스마트폰은 북한 주민의 영상을 내보내는 북한 TV에 소개되기도 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