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거장들이 불러내는 그 이름…봉준호 없는데 봉준호로 가득한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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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구로사와 기요시, 마츠시게 유타카
BIFF 찾아 봉준호와의 인연 조명
구로사와 기요시, 마츠시게 유타카
BIFF 찾아 봉준호와의 인연 조명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관객 친화형 영화제’를 표방한다. 강동원이 주연으로 나선 상업영화 ‘전, 란’을 개막작으로 내세운 것도, 관객이 직접 우수한 아시아 다큐멘터리 영화를 뽑는 ‘다큐멘터리 관객상’을 신설한 것도, 부산의 명소를 무대로 누구나 즐기는 영화축제 ‘동네방네BIFF’를 보다 확장해 진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일각에선 다소 아쉽다는 얘기도 들린다.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대중의 발길까지 이끌려면 누구나 아는 ‘스타’의 존재감이 필요한데, 올해 영화제를 찾은 인사들은 아무래도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홍콩 톱스타 저우룬파(주윤발), 일본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영화제를 찾고, 톱배우 송강호가 이들을 맞이했던 지난해보단 ‘대중성’이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 거장으로 거듭난 영화감독 봉준호의 이름이 부산 곳곳에서 오르내리며 영화제의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BIFF를 찾은 해외 유명 영화인들이 봉 감독과의 인연을 연거푸 강조하면서다. 정작 봉 감독은 부산에 없지만, BIFF는 봉준호로 한껏 재미를 보고 있는 셈이다. 구로사와 기요시 “봉준호는 아직 내 친구”
봉준호 감독의 이름은 BIFF 개막식 현장에서 처음 나와 화제를 끌었다. 봉 감독이 직접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에게 축하영상을 보내면서다. 기요시 감독의 작품을 하나하나 열거한 그는 “감독님의 오랜 광팬”이라며 “매번 충격과 영감을 준 기요시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고 했다.
일본 장르영화 거장이자 ‘영화감독들의 영화감독’으로 꼽히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봉 감독이 오래전부터 “그의 팬클럽을 만든다면 회장 자리를 놓고 사투를 벌여야 할 것 같다”며 ‘찐팬’을 자처하는 영화인으로 유명하다. 올해 신작 ‘클라우드’와 자신의 과거 작품을 리메이크한 ‘뱀의 길’을 영화제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예상외의 헌사를 받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개막식 이튿날 자신의 신작을 소개하기 위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봉 감독의 이름을 다시 언급했다. 그는 “봉준호가 세계적인 거장으로 인정받게 되면서 손이 닿지 않는 ‘구름 위의 사람’으로 생각했는데, ‘아직 나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해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기뻤다”고 말했다. 마츠시게 유타카 “봉준호 한 마디에 ‘고독한 미식가’ 연출”
봉준호 감독의 이름은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를 들고 한국을 찾은 마츠시게 유타카의 입에서도 나왔다. 마츠시게 유타카는 만화 원작의 일본 인기 TV시리즈 ‘고독한 미식가’에 출연해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지옥의 경비원’으로 영화계에 데뷔하며 영화를 연출한 구로사와 기요시를 ‘영화적 스승’으로 모시고 있는 배우다.
마츠시게 유타카는 TV도쿄 60주년을 기념해 영화화된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12년간 출연해온 드라마를 직접 영화로 만들었는데, 전날 기자들과 만난 마츠시게 유타카 감독은 “제대로 영화를 만들어보기 위해 봉준호에게 ‘함께 하면 좋겠다’며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과거 함께 작품을 했던 기억을 되살린 것이다. 그는 “유감스럽게 일정이 맞지 않아 함께 할 순 없지만, 완성을 기대한다는 답장을 봉 감독이 보냈다”면서 “제게 기대하고 있다는 말에 ‘그럼 다른 감독에게 맡기느니, 내가 직접 만들자’란 생각으로 감독까지 맡아 영화로 완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BIFF 오픈시네마 섹션에 초청된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주인공인 이노가시라 고로가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잃어버린 맛을 완성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 배우 유재명이 출연하고, 거제도와 남풍도 등 한국을 배경으로 황태해장국, 닭보쌈 등이 나와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마츠시게 유타카는 “이 작품을 매개로 한국과 일본의 사이가 더 좋아질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부산=유승목 기자
그런데 일각에선 다소 아쉽다는 얘기도 들린다.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대중의 발길까지 이끌려면 누구나 아는 ‘스타’의 존재감이 필요한데, 올해 영화제를 찾은 인사들은 아무래도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홍콩 톱스타 저우룬파(주윤발), 일본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영화제를 찾고, 톱배우 송강호가 이들을 맞이했던 지난해보단 ‘대중성’이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 거장으로 거듭난 영화감독 봉준호의 이름이 부산 곳곳에서 오르내리며 영화제의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BIFF를 찾은 해외 유명 영화인들이 봉 감독과의 인연을 연거푸 강조하면서다. 정작 봉 감독은 부산에 없지만, BIFF는 봉준호로 한껏 재미를 보고 있는 셈이다. 구로사와 기요시 “봉준호는 아직 내 친구”
봉준호 감독의 이름은 BIFF 개막식 현장에서 처음 나와 화제를 끌었다. 봉 감독이 직접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에게 축하영상을 보내면서다. 기요시 감독의 작품을 하나하나 열거한 그는 “감독님의 오랜 광팬”이라며 “매번 충격과 영감을 준 기요시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고 했다.
일본 장르영화 거장이자 ‘영화감독들의 영화감독’으로 꼽히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봉 감독이 오래전부터 “그의 팬클럽을 만든다면 회장 자리를 놓고 사투를 벌여야 할 것 같다”며 ‘찐팬’을 자처하는 영화인으로 유명하다. 올해 신작 ‘클라우드’와 자신의 과거 작품을 리메이크한 ‘뱀의 길’을 영화제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예상외의 헌사를 받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개막식 이튿날 자신의 신작을 소개하기 위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봉 감독의 이름을 다시 언급했다. 그는 “봉준호가 세계적인 거장으로 인정받게 되면서 손이 닿지 않는 ‘구름 위의 사람’으로 생각했는데, ‘아직 나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해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기뻤다”고 말했다. 마츠시게 유타카 “봉준호 한 마디에 ‘고독한 미식가’ 연출”
봉준호 감독의 이름은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를 들고 한국을 찾은 마츠시게 유타카의 입에서도 나왔다. 마츠시게 유타카는 만화 원작의 일본 인기 TV시리즈 ‘고독한 미식가’에 출연해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지옥의 경비원’으로 영화계에 데뷔하며 영화를 연출한 구로사와 기요시를 ‘영화적 스승’으로 모시고 있는 배우다.
마츠시게 유타카는 TV도쿄 60주년을 기념해 영화화된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12년간 출연해온 드라마를 직접 영화로 만들었는데, 전날 기자들과 만난 마츠시게 유타카 감독은 “제대로 영화를 만들어보기 위해 봉준호에게 ‘함께 하면 좋겠다’며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과거 함께 작품을 했던 기억을 되살린 것이다. 그는 “유감스럽게 일정이 맞지 않아 함께 할 순 없지만, 완성을 기대한다는 답장을 봉 감독이 보냈다”면서 “제게 기대하고 있다는 말에 ‘그럼 다른 감독에게 맡기느니, 내가 직접 만들자’란 생각으로 감독까지 맡아 영화로 완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BIFF 오픈시네마 섹션에 초청된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주인공인 이노가시라 고로가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잃어버린 맛을 완성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 배우 유재명이 출연하고, 거제도와 남풍도 등 한국을 배경으로 황태해장국, 닭보쌈 등이 나와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마츠시게 유타카는 “이 작품을 매개로 한국과 일본의 사이가 더 좋아질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부산=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