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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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다시 한번 올렸다. 고려아연 측이 추진 중인 자사주 공개매수와 가격 등 조건이 동일하다. 하지만 MBK 측 공개매수 기한이 한 박자 빠른 만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또다시 대항 카드를 내놓지 않으면 경영권은 MBK·영풍 연합으로 기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MBK·영풍 연합은 4일 장중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종전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10.7%(8만원) 상향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 수량은 14.61%를 유지하되 기존에 제시한 최소 매수 수량 조건(6.98%)을 없앴다.

공개매수 조건이 변경되면서 MBK 연합의 공개매수 기간은 10일 연장돼 오는 14일 종료될 예정이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일인 23일보다 일찍 끝난다. MBK 연합의 공개매수 목표 수량은 14.61%로 고려아연의 목표치(18.0%)보다 적지만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다. 같은 가격이라면 주주들이 먼저 주식을 사주겠다는 MBK 연합에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해외 기관투자가 역시 MBK 연합의 공개매수에 더 많이 응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주식을 회사에 파는 게 아니라 회사에 돌려주고 배당받는 개념이어서 양도 차익에 일반적으로 5~16.5%에 달하는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MBK 연합의 공세에 맞서 최 회장 측도 다시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꽃놀이패’를 쥐고 있지만 양측은 누가 이기더라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종관/하지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