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자동차 상장지수펀드(ETF)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발표에 힘입어 한 달간 40% 급등했다. 올 들어 줄곧 수익률이 지지부진했지만 손실을 단숨에 만회했다.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학개미 아픈 손가락' 中전기차 ETF, 한달새 40% 급등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최근 한 달 동안 39.26% 상승했다. 올 들어 최대 19.25% 하락하며 2021년 최고점 대비 주가가 반 토막 수준이었지만 한 달여 만에 손실을 복구했다.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 상승률(19.8%)을 웃돌았다. 이 ETF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20.61% 올랐다.

중학개미는 차익 실현에 나섰다. 개인투자자는 이 ETF를 최근 한 달간 632억원어치 팔아치웠다. 한때 순자산총액이 4조원을 넘으며 개미들이 가장 사랑하는 ETF로 자리매김했다가 이후 주가 부진이 길었던 만큼 이번 상승장에서 매도에 나선 것이다. 올 들어서도 레버리지·인버스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ETF 가운데 개인투자자 순매도액이 2888억원어치로 가장 많았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전기차 ETF가 시장을 웃도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추격 매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ETF가 급등한 것은 최근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영향이 컸다. 향후 주가도 업황보다 정부 정책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전기차 인도량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내수 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업황이 밝지만은 않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수출 대외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중남미, 아시아 지역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출량을 늘리고 있지만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6.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중국 다음으로 큰 전기차 시장이다. 미국 대선 후보들도 중국 전기차의 수입 장벽을 높이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신한투자증권은 “실적과 지표보다 중국 정부 정책이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라며 “국경절 연휴(10월 1~7일) 이후 나오는 여행 및 소비 데이터와 부동산 거래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결정될 추경 규모에 따라 랠리 지속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