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교외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교외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레바논을 예고 없이 방문해 자국에 겨냥한 이스라엘의 재보복 움직임에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아락치 장관은 이날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나지브 미카티 총리 등 레바논 정부 지도부를 만났다.

이번 긴급 방문은 헤즈볼라 등 중동 '저항의 축'의 주축인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발을 쏘며 대규모 공습을 가한 후 이스라엘이 재보복 공격을 선언한 가운데 이뤄졌다.

아락치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의 재보복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비례적이고 정교하게 계산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공습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이란을 겨냥한 일말의 행동에도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국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선 "우리가 공격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이란 영토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그리고 이란의 국익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군사·안보 시설을 합법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휴전을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며 "레바논 국민의 권리가 존중되고 (헤즈볼라) 저항세력이 이를 수용해야 하며 가자지구의 휴전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 고위 관리가 레바논을 찾은 것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레바논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으며 나스랄라 살해 사흘 뒤인 30일에는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전에 돌입했다.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이스라엘 공격에 폭사한 나스랄라,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