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보수 싱크탱크가 연방정부 내 반(反) 트럼프 세력 색출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워싱턴DC에 위치한 헤리티지 재단은 지난달부터 미 항공우주국(NASA)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NASA 직원들이 직장 내 이메일 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공개하라는 취지다.

헤리티지 재단이 NASA를 지목해 머스크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내부 언급을 들여다보겠다고 나선 것은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와 NASA의 사업 관계 때문으로 보인다.

우주 발사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스페이스X와 118억달러(약 15조9000억원) 상당의 계약을 한 NASA 내부에서 정치적 이유로 머스크에 대한 불이익을 줬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뒤 거액을 기부하는 등 선거 운동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리티지 재단 내 조사팀을 이끄는 마이크 하웰은 "NASA가 우주에 대한 연구 대신 좌파 이념에 물들었다"고 주장했다.

헤리티지 재단은 미국 국민이 연방 정부나 산하 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이메일 내용 공개를 요청했다.

다만 헤리티지 재단의 정보공개 요청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적잖게 나온다.

연방 공무원 분야가 전문인 켈 맥클래너헌 변호사는 "트럼프나 머스크에게 비판적인 연방 공무원을 색출해 블랙리스트에 올리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자신들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비판적인 사람들의 명단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