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호로위츠 앤드리슨호로위츠 창업자./ 사진=REUTERS
벤 호로위츠 앤드리슨호로위츠 창업자./ 사진=REUTERS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 ‘큰손’으로 꼽히는 벤 호로위츠 앤드리슨호로위츠 공동창업자가 민주당 대선 후보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거액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도 막대한 후원을 한 데 이어 해리스 캠프에도 발을 걸친 것이다. 미국 대선이 ‘초박빙’ 양상으로 전개되며 테크업계의 큰손들도 일종의 보험을 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호로위츠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 부부와 10년 넘게 알고 지내며 정말 좋은 친구였다”며 “오랜 우정의 결과로 해리스-월즈 캠프에 상당한 금액을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앤드리슨호로위츠는 오픈AI, 스페이스X 등을 키운 실리콘밸리 최고의 벤처캐피탈’(VC)로 평가받는다.

두 달 만에 바뀐 그의 선택은 미국 대선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양상으로 흐르자 ‘헤징(위험 회피)’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8월 앤드리슨호로위츠의 또다른 공동창업자인 마크 앤드리슨과 함께 대선 후보들에 대해 토론하는 영상을 올리고 “작은 테크 기업에는 트럼프가 옳은 선택”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거액의 기부를 한다고 밝혔다. 당시 그들의 결정은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실리콘밸리에서 격렬한 정치적 논쟁을 불러왔다.

다만 호로위츠의 이번 결정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로 해석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그와 가까운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며 상황이 바뀌었고, 그의 친구가 출마하는 입장에 처하게 됐다”며 “호로위츠는 여전히 스타트업과 작은 테크 기업의 이익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이 더 부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가 이끄는 앤드리슨호로위츠는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된 여러 펀드를 후원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