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문체부 청사. /문체부 제공
세종시 문체부 청사. /문체부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KTV의 국악공연을 ‘황제관람’했다는 JTBC의 잇따른 의혹 보도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해당 공연 녹화 당시 현장 관계자들의 증언까지 실명으로 공개한 문체부는 “시청자가 오해할 수 있는 보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문체부는 5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JTBC가 4일 ‘뉴스룸’에서 추가 보도로 ‘“녹화 중간에 들른 것” 해명했지만…출연자들 “시작부터 김 여사 있었다”’는 제하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JTBC는 지난 3일 문체부 산하기관인 KTV가 지난해 10월 청와대 관저 뜰에서 진행한 특집방송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원, 얼쑤! 신명나는 우리 소리’ 녹화가 김 여사를 위해 기획된 행사라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문체부가 이튿날인 4일 “영부인은 국악인 신영희 선생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녹화 현장 중간에 들렀다”고 반박하자, JTBC는 같은 날 공연 시작 시점부터 김 여사가 있었다는 내용의 현장 출연자 발언을 후속 보도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당시 녹화 현장에 있던 복수 인사로부터 녹화가 시작할 당시 대통령 부인이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사회자 이재용 프리랜서 아나운서, 무대 감독을 맡았던 외주제작사 소속 박종현 PD와 서장석 PD, 하종대 전 KTV 원장 등의 이름을 공개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실명을 인용 보도에 동의했다.

이재용 아나운서는 “MC는 항상 주요 인사 소개 여부에 신경 쓴다”며 “영부인이 녹화 중 들어와 조용히 앉았는데, ‘방해 안 되게 조용히 계시다 갈 것’이라고 스태프가 알려줘서 소개 없이 (방송을) 진행했다”고 했다. 박종현 PD는 “영부인은 시작 때 안 계셨고, 일정 시간이 지난 시점에 온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고, 서장석 PD는 “녹화를 하던 중 김건희 여사가 온 걸 알았다”고 했다.

해당 방송 제작 당시 책임운영기관장으로 현장 참관했던 하종대 전 원장은 “김 여사는 공연이 시작되고 난 이후 들러 녹화를 지켜봤다”며 “김 여사를 위한 공연이었다면 도착한 후 녹화를 시작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문체부 측은 “이 특집방송은 엑스포 유치 기원 취지를 고려해 외국 대사 등을 초청해 녹화할 예정이었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후 국제적 긴장 관계 등을 고려해 무관중으로 사전 녹화해 방송한 것”이라며 “영부인을 위해 기획됐다면 도착 전 시작하는 게 방송 관행과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JTBC는 기억이 부정확한 익명의 출연자를 인터뷰해 ‘시작부터 김여사가 있었다’고 단정해 보도했다”며 “방송사의 의미 있는 프로그램 녹화 현장에 방송사 고위 관계자나 외부 인사가 격려차 방문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인데도, 마치 거액의 예산을 들여 영부인을 위한 공연을 기획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보도를 해 KTV와 문체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인이 국악인 격려와 엑스포 유치 등을 위해 방송 제작 현장을 방문한 게 무엇이 문제인지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반론보도 병합 조정 신청을 했다”면서 “JTBC의 허위 사실 보도에 대해선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